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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 묻은 유물에 새 숨결 불어넣는 박물관 연금술사들

입력 : 2022-03-05 02:00:00 수정 : 2022-03-04 20: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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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주류성/1만9000원

박물관 큐레이터로 살다/최선주/주류성/1만9000원

 

“큐레이터들은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이자 시간을 잇는 사람들이다.”

30여년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해 온 최선주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최근 자신의 저서 ‘박물관 큐레이터로 살다’에서 자신과 동료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큐레이터가 과거인들의 손때 묻은 유물을 다루며 그 가치를 찾고, 현대에도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과 열정을 바친 이들을 거쳐 박물관에는 유물이 지나온 오랜 시간과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된다.

이 책은 우리나라 박물관 110년 역사 중 전환기라 할 수 있는 199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큐레이터로 살아온 그의 소회와 박물관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불교 조각사를 전공한 저자는 대학 첫 답사 때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을 만나 큐레이터를 꿈꾼다. 관촉사의 거대한 석조보살상은 당시 규모만 크고 조화와 균형을 갖추지 못한 고려 초기 거대 석불로 평가됐지만, 그의 눈에는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그렇게 한국 미술사에 빠져들었고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도 관촉사 은진미륵을 다뤘다. 이후 많은 이의 연구가 이어졌고, 관촉사 은진미륵이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했을 때는 감회가 남달랐다고 저자는 회상한다.

큐레이터는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유물에 대해 어떻게 잘 설명하고 전달할지 늘 고민하게 된다. 조금만 알고 보면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유물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상의 이름은 재질, 불상 이름, 자세의 순서로 정해진다. 금동아미타불좌상의 경우 금동은 재질, 아미타불은 불상 이름, 좌상은 불상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또 불상이나 보살상을 볼 땐 가장 먼저 손에 무엇을 들었는지, 머리에 보관을 썼는지, 옷은 어떻게 입었는지 눈여겨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처럼 국립중앙박물관과 지역 소재 13개 국립박물관에 근무하는 큐레이터는 현재 200여명. 국립박물관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박물관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해 시험 응시 자격을 갖춰야 한다. 필기·면접 시험에 합격해 큐레이터가 되면 6∼7급 상당의 연구직 국가공무원이 된다. 국립박물관 직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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