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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크라이나發 고유가 쇼크… 스태그플레이션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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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3 00:02:39 수정 : 2022-03-03 00: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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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시대 현실화
물가 앙등에 생산·소비도 위축
대러 제재 피해대책 서두르길
사진=AP연합뉴스

사방에서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악재가 쏟아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와 글로벌 인플레이션·공급망 훼손 여파로 취약해진 세계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가 이어지며 혼돈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가 성할 리 없다. 물가 앙등에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까지 겹쳐 생산과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이러다 고물가 속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발등의 불은 고유가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그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어제 장중 110달러도 뚫었다.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이 11년 만에 비상비축유 6000만배럴를 방출하기로 합의했는데도 소용이 없다. 국제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3차 오일쇼크가 도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고유가는 물가를 자극하고 성장과 경상수지에도 악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지고 소비자물가는 1.1%포인트 오른다. 경상수지는 305억달러나 악화한다.

실물경제도 심상치 않다. 어제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각각 0.3%, 1.9% 줄었다. 생산은 반년 만에, 소비는 1년 반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향후 경기예측지표도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와중에 정부는 어설픈 중립외교로 대러 제재에 뒤늦게 동참해 화를 키우니 답답한 노릇이다. 미국이 반도체 등 57개 품목의 대러 수출을 차단하면서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면제 대상 32개국을 정했는데 한국이 빠졌다. 이 바람에 스마트폰, 반도체, 조선 등 주력산업의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데 현대·기아차만 해도 손실액이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들이 러시아로부터 대금회수를 못 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상담창구에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폭주한다.

도처에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스태그플레이션 망령까지 스멀거리는데 정부 인식은 안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제 비상한 각오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고유가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유류세 추가연장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하고 공공요금 동결 등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대러 제재와 관련한 기업피해와 경제충격에 대비해 실효성 있는 비상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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