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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위기 고조… 폴란드·루마니아·슬로바키아, 난민 대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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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22 11:50:00 수정 : 2022-02-22 1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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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난민은 밀어내더니”…차별 지적도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는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 이 검문소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피란민이 육로로 탈출할 수 있는 주요 길목 중 하나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루마니아·슬로바키아가 수백만 난민 유입에 대비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서부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가 각각 난민 수용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이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인권단체들은 환영했다. 동시에 얼마 전 벨라루스의 난민을 밀어낸 폴란드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호스텔, 기숙사, 체육관 등에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치에이 볼시크 폴란드 내무부 차관은 자국 라디오에 출연해 “전쟁이 나면 최대 100만명의 난민이 폴란드로 들어올 수 있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중북부 마조프셰주 치에하누프시의 크르시스즈토프 코신스키 시장은 19일 트위터에 “정부에 난민 수용 인원, 수용 시설 개보수에 필요한 비용 등을 48시간 이내에 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폴란드에는 이미 약 200만 명가량의 우크라이나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당시 넘어온 사람들이다.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도 난민 수용에 팔을 걷어붙였다. 루시안 보데 루마니아 내무부 장관은 “수십만 명의 난민이 통제 불능으로 유입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10시간, 12시간, 24시간 등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난민 캠프를 설치할 수 있는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만 미쿨렉 슬로바키아 내무부 장관도 정부가 난민 수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주 도시 타간로그에 마련된 임시 피란민 수용시설에서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루간스크주) 지역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타간로그=AP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난민이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이미 러시아 등으로 이동한 상태다.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은 “유럽 여행이 무비자로 가능하기 때문에 떠날 사람들은 이미 떠났다”며 “러시아의 위협이 높아져 국민이 안전한 곳을 찾아 나선다면 이미 떠난 사람보다는 더 적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권단체들은 각국이 기꺼이 난민 수용 의지를 보이는 데 환영했지만, 일부는 다른 난민들과의 차별 대우를 지적했다. 폴란드가 동쪽으로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 난민들을 막아선 게 대표적이다. 폴란드는 지난달 벨라루스 국경에 5m 높이의 장벽을 설치하기까지 했다.

 

폴란드에 거주하는 난민을 지원하는 한 단체의 대변인은 폴란드 정부의 이중잣대를 비난했다. 그는 “폴란드는 왜 그간 그들의 국경에서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볼시크 폴란드 내무차관은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 ‘진짜 난민’이라는 용어를 쓰며 “제네바 협약에 따라 그들을 돕는 것을 절대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국경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비정부기구(NGO)인 그루파 그라니차는 성명에서 “거의 반년간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에서 넘어오려는 난민들을 격렬하게 밀어냈다”며 “출신 국가를 기준으로 이주 접근에 대해 차별을 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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