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세금알바·기저효과 따른 고용개선인데 ‘양·질 좋아졌다’니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2-17 00:01:24 수정 : 2022-02-17 00:01: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6일 서울 시내 한 고용지원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새해 들어 취업자가 예상외로 폭증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3만5000명이나 늘었다. 2000년 3월 이후 약 22년 만에 가장 큰 폭이자 11개월째 증가세다. 실업자는 42만7000명 줄었고 실업률도 4.1%로 1.6%포인트 떨어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며 “민간부문이 고용증가를 주도했다”고 했다. 또 섣부른 자화자찬이다.

통계수치를 더 들여다보면 그의 인식은 고용 현실과 거리가 멀다. 지표호전은 지난해 1월 취업자가 100만명 가까이 줄어든 기저효과 탓이 크다. 전 연령대에서 일자리가 늘었다지만 늘어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고령자다. 60대 이상이 52만2000명에 달한다. 쓰레기 줍기나 교통안내, 산불예방 같은 공공알바가 통계를 부풀렸을 게 틀림없다. 경제 허리인 30대와 40대는 2만여명씩 늘었는데 1년 전 27만3000명, 21만명 감소한 상황에 비춰보면 쥐꼬리 수준이다.

얼마 전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전일제 환산취업자통계가 고용실상에 근접한다. 이 통계는 주간 근로시간(주 60시간 취업자 1.5명, 주 40시간 1명, 주 20시간 0.5명)을 기준 삼아 산정한 것인데 지난해 환산취업자는 2017년에 비해 209만2000명이나 줄었다. 30·40대가 193만7000명을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주 52시간 근로제 등 친노동정책을 남발하면서 외려 고용의 질을 악화시켰다는 방증이다. 통계청 자료에서는 이 기간 취업자가 54만명 이상 늘어났다. 경제수장이 이런 ‘거품통계’에 취해 안일한 인식에 빠져 있으니 제대로 된 일자리 대책이 나올 리 없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어제 청년 일자리 관련 보고서에서 고용규제와 강성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대기업과 정규직이 고임금과 고용안정을 누리면서 청년 취업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 임금은 중소기업 비정규직보다 2.8배 많다. 근속연수 30년 차와 1년 차 간 임금도 3배 이상 차이 나는데 주요국가(1.5∼2.4배)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과도하다. 이런 상황을 방치해서는 일자리문제를 풀 길이 없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이제라도 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로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노동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수지 '하트 여신'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
  • 김나경 '비비와 다른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