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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노라마재팬’ 미야오 다케시 대표이사 “日 재진출 현대차 경쟁 상대는 테슬라… Z세대 공략이 관건”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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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15 21:00:00 수정 : 2022-11-02 10: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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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
5월부터 아이오닉5·넥쏘 판매 예정
유럽서 높은 평가… 日서도 괜찮을 것

2009년 사업 철수로 이미지 개선 필요
Z세대, 현대차 몰라 새 브랜드로 알 것
테슬라 모델Y 판매 지연 호재로 작용

EV시장 리드하려면 배터리 품질 중요
투자로 정면승부보다는 틈새공략 해야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으로 차별화를
일본의 자동차 시장 분석·컨설팅 전문회사인 카노라마재팬 미야오 다케시 대표이사가 15일 현대자동차의 일본시장 재진출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일본 시장에서 현대의 경쟁 상대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가 아니라 타깃 고객층이 중첩되는 미국 테슬라입니다. 앞으로 일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젊은층)에게 어떤 세일즈 프로모션을 할지가 (성패의)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일본의 자동차 시장 분석·컨설팅 전문회사인 카노라마재팬(CARNORAMA JAPAN) 미야오 다케시(宮尾建) 대표이사는 15일 현대자동차의 일본 시장 재진출과 관련해 테슬라와의 경쟁과 Z세대 공략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8일 도쿄에서 기자발표회를 열고 오는 5월부터 전기차(EV) 아이오닉(IONIQ)5와 수소연료전지차(FCV) 넥쏘(NEXO)를 일본 시장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2001년 진출했다가 2009년 12월 버스 등 극히 일부를 남겨두고 대부분 사업을 철수한 지 만 12년 만이다.

 

현대차는 일본 재진출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한다. 딜러 네트워크를 두지 않고 테슬라식 온라인 판매방식을 채택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 법인 명칭을 현대자동차재팬에서 현대모빌리티(Mobility)재팬으로 바꾸는 등 새로운 이미지 창출 노력도 하고 있다.

 

미야오 대표는 지난해 9월 독일 뮌헨 자동차전시회에서 촬영한 아이오닉5 사진이 삽입된 자사 홈페이지를 가리키며 “지난해 유럽 조사를 갔는데 유럽에서 아이오닉5가 높은 평가를 받아 자동차 자체는 일본에서도 평가받으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2009년 철수로 인한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Z세대는 현대차를 모르고 현대모빌리티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나왔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젊은층 공략을 주문하면서 “테슬라(의 신형차) 모델Y의 일본 판매가 늦어지고 있어 현대에 어드밴티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야오 대표는 현재 EV, FCV 분야에서 뒤처진 것으로 보이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추격해 5년 내 한국차를 따라잡아 추월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차의 EV나 FCV 기술력을 어떻게 보나.

 

“현재 경쟁력이 높다. 최근 2, 3년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전동화 움직임이 아주 빠르게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전동화가 일본 자동차 메이커에 비해 빠르다. 다만 현대차가 전동화에 강하다기보다는 내연기관(엔진)에서 이산화탄소 삭감이나 연비 상승 기술이 일본에 뒤처져있었다는 것이 전동화 주력의 배경이다. 엔진차에서 뒤처진 것은 일본 시장 철수의 원인이기도 했다. 일본차 메이커, 특히 도요타는 EV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중시해 종합적으로 보면 전동화에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5년 전후로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차에 힘을 들였으며 현재 EV와 FCV가 아주 클로즈업됐다.”

 

―일본차 메이커는 EV, FCV 개발에 힘을 쏟지 않았다는 의미인가.

 

“그(EV, FCV)보다는 하이브리드, 특히 도요타는 하이브리드를 고집했다. 일본 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경자동차 세그먼트여서 경자동차를 EV나 하이브리드로 하기엔 비용적 측면에서 어렵다는 배경도 있다.”

 

―일본차 메이커가 EV, FCV를 개발하면 곧 추월할 수 있다는 뜻인가. 추월에 얼마나 걸릴까.

 

“추월이 가능하다. (늦어도) 5년 정도다. 2025∼2027년 중 일본차 메이커가 현대차를 따라잡아 추월할 수 있다. EV만 놓고 보면 닛산, 미쓰비시는 2009, 2010년부터 시작해 현대차보다 노하우, 지식을 더 많이 축적했다. 앞으로 한국차가 EV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품질을 높여야 한다. 자동차는 생명을 맡기는 도구다. 사고로 인해 배터리가 불탄다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앞으로 품질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포인트가 된다.”

―한국차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나.

 

“시나리오에 달렸다. 두 개의 시나리오가 있다. 하나는 도요타, 닛산, 혼다와 같은 일본차 메이커와 정면승부하는 것이다. 상당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딜러 네트워크 구축이나 세일즈 프로모션, 2009년 철수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 등이 필요하지만 아주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른 시나리오는 틈새 공략이다. 이는 비교적 쉽다. 현재 현대차 발표를 보면 가능한 한 적은 투자로 EV 또는 모빌리티로 압축해 (일본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일본 소비지가 온라인으로 한국차를 구입할까.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타깃 고객층이 기존에 현대차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 타깃 고객층은 현대와 테슬라가 중첩된다. ‘현대차냐 도요타·닛산·혼다냐’가 아니라 ‘아이오닉5냐 테슬라냐’의 경합이다. 일본 시장에서 일본차 메이커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국차 메이커와 싸우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될지 간단할 일이 될지는 지금 어느 누구도 모른다.”

 

―벤츠, BMW, 폴크스바겐과 같은 다른 수입차와의 경쟁은.

 

“두 개의 리그가 생기는 셈이다. 벤츠, BMW, 폴크스바겐 고객과 일본차 메이커의 고객은 중첩된다. 그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싸우고, 현대와 테슬라는 (일본 시장의 1% 미만인 EV 시장이라는) 마이너리그에서 경쟁하는 구도다. 메이저리그의 고객은 연령대도 위고 현대차 철수를 아는 사람들이다. 현대차는 그런 것을 모르는 Z세대를 타깃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Z세대는 현대차의 철수는 모르고 현대모빌리티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나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젊은층은 환경을 더 생각하니 EV가 경쟁력 있을 수도 있겠다.

 

“현재 일본에서 내연기관차는 환경에 나쁘고, EV는 환경에 좋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일본은 화력발전 비율이 높은 나라다. 일본에서 전기차를 움직이면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테슬라가 마케팅 차원에서 EV가 환경에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버렸다. 현대도 테슬라가 하는 것을 따라 하면서 테슬라에 대적할 수 있다. 테슬라와 함께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 다만 테슬라가 일본에서 해온 잘못된 프로모션에 대해 일본의 Z세대도 조금씩 공부해서 알아가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선 내연기관차를 없애고 전기차로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화력발전소를 없애는 움직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EV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일본의 상황에서 전기차가 클린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EV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인프라 정비부터 필요한다는 의미인가.

 

“현재 전세계에 18억대의 자동차가 있는데 한꺼번에 모두 EV로 바꿀 수가 없다. 1년에 1억대씩 바꾼다고 해도 18년 걸린다. 앞으로 일본에서도 화력발전소가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이용이 늘면 EV가 환경에 좋은 차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차 메이커도 EV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다. 배터리 문제도 있다. 배터리가 비싸서 EV 차량 가격도 비싸다. 2026년이 되면 지금보다 가격이 20∼30% 떨어진 차세대 배터리가 나온다. 내연기관차와 EV 가격이 비슷해진다. 그러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자동차 이용효율에 맞춰 휘발유차, 하이브리드, EV가 선택지가 되리라 생각한다.”

 

―향후 어떤 전략이 필요하나.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돈을 내게 하는 마켓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일본 젊은층은 구루마바나레(車離 : 차를 구입하지 않는 현상)가 진행되고 있다. Z세대는 차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적다. 차를 소유하지 않고, 구입을 원하지 않는 Z세대에게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도 일본 시장에서 살아남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미야오 다케시(宮尾健) 대표이사는… ●1963년 도쿄 출생 ●니혼대학 이공학부 ●1988년 일본 알프스전기(자동차탑재 정보기기전문 다국적 회사) 입사·사업전략 담당 ●미국 CSM 월드와이드(현 IHS 마킷)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자 ●2010년 자동차 시장 분석·컨설팅 전문 카노라마재팬 설립 ●일본아시아비즈니스협회 이사 ●사단법인 자동차100년숙(塾) 이사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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