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내에 최종 결론 발표 예정
일부 노선 독과점 해소 선결 전제
싱가포르, 양사 기업결합 승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해 공정위가 제시한 슬롯(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 등의 조건을 인수주체인 대한항공이 큰 틀에서 받아들이는 이른바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9일 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조성욱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최고의결기구)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안건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슬롯 반납,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 재배분 등의 조건을 이행하면 결합을 승인하겠다는 내용의 공정위 심사보고서와 관련해 대한항공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원회의 최종 결과는 이날 바로 공개되지 않았고, 수일 내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여객 노선 중 인천∼LA, 인천∼뉴욕, 인천∼장자제, 부산∼나고야 등 점유율이 100%인 독점 노선 10개를 포함해 상당수 노선에서 경쟁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결합하기 위해서는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구체적으로 공정위 심사관은 두 회사가 보유한 우리나라 공항의 슬롯 중 일부를 반납하고, 잔여 운수권이 없는 항공 비(非)자유화 노선에 대해서는 운수권을 반납해 재배분하는 방안을 결합 조건으로 거론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심사보고서를 3주간 검토한 뒤 지난달 말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공정위가 제시한 조건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 결론을 확정한다 해도 두 회사의 결합이 바로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가 승인하더라도 해외 경쟁당국에서 불허한다면 두 회사의 결합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도 두 회사의 조건 없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CCCS는 여객 부문에서 싱가포르항공 등 경쟁 항공사의 경쟁 압력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낮고, 화물 부문에서도 경유 노선을 활용한 잠재적 경쟁자로 인한 초과공급 상황 등으로 경쟁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7개국만 남게 됐다. 이 중 한국, 미국, EU, 일본, 중국은 기업결합을 반드시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필수신고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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