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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메타버스 신세계, 아직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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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10 02:10:59 수정 : 2022-02-10 02: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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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서비스 우후죽순… 현실 같은 가상세계 구현 갈 길 멀어

페이스북으로 더 잘 알려진 메타 플랫폼스는 최근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나스닥 전체가 그 여파로 휘청였다. 여기에 더해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메타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메타로 바꾸며 저주라도 걸린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페이스북의 수익 하락은 애플의 맞춤형 광고 규제가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엄형준 경제부 차장

오히려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까지 바꿔가며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수익을 개선하려는 담대한 시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최근 메타의 자회사인 호라이즌의 VR(가상현실) 기기 활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는 베타서비스상에서 아바타(가상 캐릭터)가 아바타를 만지거나 성폭력적 언어를 구사하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아타바의 접촉 간격을 1.2m로 제한하는 안전구역을 설정했다. 이제 아바타는 만나되 접촉할 수는 없게 됐다. 그런데 왜 굳이 불편한 VR 기기를 쓰고, 악수할 수도 없는 아바타끼리 만나야 하는 걸까.

궁극적인 메타버스의 미래는 할리우드 영화인 ‘써로게이트’나 일본 ‘이세계’(異世界) 장르의 애니메이션에서 찾을 수 있다.

2009년작인 써로게이트는 지금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영화 속에서 사람은 집 안에 누워 있고, 자신이 뇌파로 조종하는 로봇 아바타가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를, 그것도 젊은 시절의 외모로 대신 살아준다.

일본의 대표적 장르소설이자 애니메이션인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뇌의 신경망에 직접 연결되는 방식의 VR 기기를 이용해 현실을 방불케 하는 게임 세계를 경험한다. 두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뇌에 직접 접속해 정신을 통제하고,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은 완전히 현실과 단절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뇌가 ‘가상’을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그때는 가상이 진짜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써로게이트나 소드 아트 온라인 모두 기술적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신세계를 구현하지만, 어두운 그림자를 숨기고 있다. 써로게이트에선 아바타가 죽으면서 뇌파로 연결된 진짜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는 진짜로 죽지 않는 한 현실로 돌아오는 게 불가능해진다.

아직 이런 위협을 걱정하는 건 시기상조이기는 하다. 영화 정도는 아니더라도 현실 같은 메타버스라 부를 만한 가상세계가 구현되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기술적으로도 법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 논란도 극복해야 한다.

여전히 오큘러스나 소니의 VR 기기는 무겁고 잠시의 여흥 이상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가 메타버스일까. 그렇게 불러도 상관없지만,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가상현실보다도 뒤처지는 개념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메타버스는 이미 1990년대 소설에 등장한 용어다.

차세대 먹거리로 거론됐던 가상현실은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코로나19와 넘치는 유동성 속에 메타버스라는 이름표를 단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로 불리는 서비스 중 몇몇은 앞으로도 살아남겠지만, 그 서비스가 메타버스라 불려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엄형준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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