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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람 잡는 악플’, 확대재생산 언제까지 지켜만 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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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08 00:45:48 수정 : 2022-04-14 15: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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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프로 배구선수 김인혁씨와 1인 방송 진행자 BJ잼미(본명 조장미)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숨진 조씨는 방송에서 남성 혐오 제스처를 취했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악플) 공격을 받게 되자 가족들에게 심적 괴로움을 토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도 “남자가 화장을 왜 하냐”는 등의 인신공격성 댓글에 상처를 받고 비관해왔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그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악플은 이제 그만해 달라. 버티기 힘들다”는 글도 올렸었다. 도를 넘는 악플과 루머가 비수가 돼 이들의 심장을 관통했음이 분명하다.

2019년 가수 설리와 구하라가 악플로 목숨을 끊은 아픈 기억이 채 지워지지 않았다. 그때도 자성을 촉구하는 분위기가 컸지만 인터넷상에 만연한 악플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악플로 인한 비극도 계속돼 왔다. 2020년에는 유튜버 BJ박소은(본명 박소은), 배구선수 고유민이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모두 악플로 인한 우울증 등 심각한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악플 피해는 일반인에게까지 번졌다. ‘악플러’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정도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악플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악플을 줄이려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도가 지나치고 상습적인 악플의 단속과 처벌도 응당 뒤따라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의 혐오 콘텐츠 방조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일부 누리꾼은 혐오를 조장하고 괴롭힘을 확대재생산해 온 이른바 ‘사이버 렉카’(남의 사건·사고로 주목을 끄는 유튜버)들을 방치해 이번처럼 사태를 키운 유튜브 채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튜브도 공범”이라는 지적이 그냥 등장했겠나 싶다.

이런데도 대책 논의는 수년째 공전하고 있다. 20대 국회 시절인 2019년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자 복수의 악플방지법이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다. 21대 국회 들어 제기된 관련법도 소관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그러는 사이 악플은 익명 뒤에 숨어 인격을 짓밟고 끝내는 목숨까지 앗아가고 있다. 악플은 비열하고 비겁한 언어 폭력이자 범죄다. 표현의 자유 대상이 아니다. 제지해야 마땅하다. 더 이상 피해를 막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서둘러 처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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