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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반대’ 日 시민들, 한국 공관 앞에서 동시다발 항의집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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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8 07:00:00 수정 : 2022-01-18 13: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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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개고기 반대·식용금지 법제화’ 푯말 들고
한국대사관·오사카 고베총영사관 등서 항의집회
문재인 대통령 “개 식용금지 검토” 발언 후 활발
시민 “한국인 감정·기분 상하게 하려는 의도없어
日 ‘동물복지’ 뒤처져…韓에서 세계로 확산 기대”
일본 시민들이 17일 주일한국대사관 방향으로 진입하는 도쿄 아자부로 니노바시 교차로 앞에서 개식용 금지 법제화를 요구하는 팻말 등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개고기 식용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17일 도쿄의 주일 한국대사관 등 일본 각지의 한국 공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낮 12시쯤 도쿄 미나토구(港區) 미나미아자부(南麻布)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개고기 반대’, ‘선진국은 개를 먹지 않는다’라는 한국 푯말을 든 시민들이 개고기 식용과 도살금지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대사관 앞에서 380m 떨어진 니노바시(二之橋) 교차로에서도 ‘식용을 위한 도살금지와 개고기 판매금지를 법제화하십시오!!’, ‘개를 먹지 말아 주세요!’라는 한국어 푯말과 우리 안에 잡혀있는 개 사진 등을 내걸고 항의집회가 진행됐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에 따르면 개고기 식용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는 오사카(大阪), 효고(兵庫)현 고베(神戶), 후쿠오카(福岡), 아이치(愛知) 나고야(名古屋)의 한국총영사관 앞에서도 열렸다.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주재 한국총영사관 앞에서는 집회 대신에 반대유인물 배포 활동이 전개됐다고 한다. 개고기 식용에 반대하는 항의집회는 17, 18일 사이 일본 외 미국, 영국, 폴란드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도 열리며 3월에는 독일과 러시아 주재 공관 앞에서도 개최가 검토되고 있다. 

주고베 한국총영사관 앞에서 17일 항의집회가 열리고 있다. 행사 참가자 제공

일본 시민들의 개고기 식용반대 활동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개고기 식용금지 검토를 언급한 뒤 더욱 활발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개 식용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뒤 우리 정부는 개고기 식용금지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에 착수했다.

 

우리 정부는 이어 지난해 11월 김부겸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 추진 방향’을 협의했다. 김 총리는 당시 모두발언에서 “최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급증하고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 식용을 ‘오래된 식습관 문화로만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일본 시민들이 19일 도쿄의 주일한국대사관 앞에서 개 식용에 반대하는 팻말 등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개고기 식용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마쓰다 게이코(松田溪子·44)씨는 기자와 만나 “이 활동을 하는 것은 한국인 싫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개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동물 복지(Animal Welfare)에 대한 의지가 한국에서 시작돼 한국이 변함으로써 주변국이 바뀌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물에 대한 생각은 일본이 뒤처져있어 한국이 아주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이 사라지면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점점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쓰다씨는 개고기 식용반대를 위해 앞으로 한국 정부와 의원들을 상대로 청원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주오사카 한국총영사관 앞에서 17일 항의집회가 열리고 있다. 행사 참가자 제공

마쓰다씨는 일본 시민의 개고기 식용반대 활동에 대한 한국민의 반응에 대해서도 물었다.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과거부터 외국이나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의 식문화에 대해 말을 듣는 것에 대해 위화감을 갖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자 “아, 그러냐”면서 “절대 한국인의 감정이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개 식용 반대 활동을 하고 있는 마쓰다 게이코씨가 17일 오사카주재 한국총영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는 남편과 애견 에스퍼 사진이 게시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여주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마쓰다씨가 개고기 식용반대 활동을 시작한 배경에는 현재 15세인 애견 에스파와의 만남이 있다. 그는 “내가 30대 때 마음의 병을 얻었다. 그때 사람들도 싫어졌는데 에스파의 도움을 얻었다. 그래서 ‘온가에시(恩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가에시란 일본어로 은혜를 갚는다는 뜻이다. 그는 “동물 문제에는 국경이 없다”며 “(동물을 사랑하는) 행동과 목소리를 한국 정부와 한국민을 물론 일본과 세계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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