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단 편입돼 사라질 판
용인시, 집터 이전해 신축 추진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으로 철거되는 ‘3대 독립운동가’ 오희옥(96) 지사의 집이 다시 건립된다.
16일 경기 용인시에 따르면 최근 시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체가옥 마련이 합의됐다. 이 자리에는 백군기 시장과 용인일반산업단지㈜·광복회 용인시지회·용인시 독립운동기념사업회·건축사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투병 중인 오 지사가 고향으로 돌아와 쉴 수 있도록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안에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공원용지에 76.5㎡ 규모의 가옥을 건립하기로 했다.
가옥 조성은 각계각층의 힘을 모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시민과 공무원의 모금 등으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일원에 1층 단독주택 형식으로 거처를 마련한 전철을 밟은 것이다. 이번에는 시 건축사협회가 설계를 맡고, 산업단지 사업시행자가 건축비용을 부담한다. 또 오 지사의 집이 시를 대표하는 기념관으로 활용되도록 광복회 용인시지회와 용인시독립운동 기념사업회가 힘을 보태기로 했다.
원삼면 출신의 오 지사 집안은 독립운동 명문가로 꼽힌다. 할아버지는 오인수 의병장, 아버지는 오광선 광복군 장군, 어머니 정현숙 지사와 언니 오희영 지사는 독립운동가였다. 1927년 만주에서 태어난 오 지사도 1934년 중국 류저우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 수집을 하고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오 지사 집안의 노고에 보답하는 뜻으로 시와 시민들은 원삼면 죽능리 일원에 집을 지어 2018년 3월1일 헌정했다. 하지만 오 지사가 보름 만에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이후 집터가 반도체클러스터 사업부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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