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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동네점포도… 365일 근무 ‘AI 비서시대’

입력 : 2022-01-17 01:00:00 수정 : 2022-01-16 2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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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 하는 ‘AICC’ 시장

간단한 통화·민원업무 등 응대
소상공인·공공기관 도입 잇따라
코로나발 거리두기 장기화 속
국내 시장 조단위 성장 가능성

이통·IT기업 기술 고도화 가속
예약접수는 기본, 불만처리까지
대화문맥 기억… 고객 요청 대응도
업계 시장 선점경쟁 치열해질듯

“24시간 365일 인공지능(AI)이 응답하는 일상을 만들겠다”

KT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AI 기술을 앞세워 ‘모두의 일상이 되는 AI’를 KT의 핵심가치로 선언했다. 그후 KT는 AI 고객센터, AI 통화비서 등 AI를 기반으로 한 AICC(인공지능컨택센터)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며 공공기관과 대기업은 물론 동네 미용실에서도 AI가 고객을 응대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탈통신을 강화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과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IT(정보기술) 기업들이 AICC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ICC 사업은 소비자가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정보요청, 문제·불만사항 등을 상담·접수하고 해당 과정과 처리 결과를 안내하는 창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기반의 상품·서비스 공급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AICC 시장이 급성할 것으로 보인다.

 

◆KT AICC가 바꿔놓을 일상… 동네 자영업자들의 AI 비서

16일 KT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능동복합대화기술을 고도화하면서 AI통화비서 서비스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KT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도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고객센터 서비스인 ‘AI 통화비서’를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AI 통화비서는 바쁜 소상공인을 대신해 일하거나 부재 중 걸려온 고객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매장 유선번호로 전화하면 사전에 지정한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AI가 응대하는 방식이다.

KT의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문의에 대한 답변은 물론 예약, 주문 등을 처리할 수 있어 1인 점포나 손님이 몰리는 매장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330만 소상공인 비롯해 벤처·스타트업,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능동복합대화는 대화의 흐름을 인식하는 ‘다이내믹 모델링’을 적용해 고객의 말을 잘 이해하는 기술이다. 또한 고객의 의도를 능동적으로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물어보고, 대화의 문맥을 기억해 고객의 요청을 놓치지 않아 자연스러운 처리가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AI 능동복합대화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통화비서는 일종의 고객센터 역할을 하는 만큼 밤낮, 휴일 구분 없이 365일 24시간 고객응대가 가능하다. AI가 비영업시간(휴무일, 휴게시간)에도 예약 등을 처리하므로 마음 놓고 쉴 수 있고, 여유가 있을 때 고객의 요청과 불만 등을 꼼꼼히 살필 수 있다.

이 같은 AICC에는 첨단 AI 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 간단한 상담에 자동으로 응답해주는 AI 챗봇, 보이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및 상담사와 고객 간 통화를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는 변환기술, 변환된 텍스트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 목소리만으로 본인 인증을 대체하는 기술 등이 적용된다. 상담이 끝나면 대화 분석도 AI가 책임진다.

실제 AICC를 통한 고객 만족도는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다. KT 프랜차이즈 AICC는 예약·취소, 영업시간·위치 안내 등을 AI가 처리한 후 매장 관리자와 이용자에게 처리 상황을 실시간 안내해주는 AI 보이스봇 서비스다. 매드포갈릭 봉은사 아이파크타워점에 상용화했는데 고객 문의의 약 70%를 AI 가상상담사가 처리 중이며, 95% 이상의 응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주문, 예약, 고객관리(CRM) 연동으로 AI 가상상담사를 외식업계에 적용한 것은 매드포갈릭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국대 IT기업들의 AI 테스트베드, 각축전 된 AICC시장

비단 KT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고객들과의 콜센터 상담을 통해 빅데이터를 축적해 놓은 이동통신사들은 AICC를 탈통신화와 미래 먹거리로 보고 선제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음성봇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고, 세계 1위 컨택센터 업체 제네시스와 손잡고 기업용 AI컨택센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그룹 내 IT 계열사인 LG CNS와 함께 AI컨택센터 사업 진출을 선언한바 있다.

AI 기술을 점차 고도화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삼성SDS 같은 IT기업도 각축전에 나섰다. 자체적으로 대규모 고객 상담센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개발한 AI 기술을 곧바로 적용해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자체 AI 엔진인 클로바를 활용해 신한은행에 AI 상담사 ‘쏠리’를 공급했고, 카카오는 현대백화점에 AI 전화 음성봇을 도입해 AI 상담사가 고객에게 대신 전화해 주소, 배송일자 확인 같은 업무를 맡도록 했다.

특히 이 같은 AICC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수요가 확대되면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컨택센터 국내 산업은 운영에 5조9326억원, 파견 2조9070억원, 구축 2조8538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컨택센터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게 IT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지금까지 콘탠센터를 운영하지 않았던 일반 소상공인들의 수요까지 확보할 경우 4조원가량의 추가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500억원 규모의 AICC 시장이 코로나19와 자영업자들의 사용을 통해 금세 조 단위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IT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 AICC를 통한 수익적인 측면은 500억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이른바 콜센터로 불리는 전통적인 컨택센터의 디지털화로 향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시장 선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이동통신사들과 기술에 강점이 있는 IT기업들의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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