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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엇나간 분노’… 아시아인 대상 증오 범죄 77% 폭증 [연중기획 - 포스트 코로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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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3 07:00:00 수정 : 2022-01-13 0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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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인종차별 확산 ‘몸살’

2021년 한인 여성 4명 등 총격 피살 충격
바이든 “매우 힘든 문제” 심각성에 우려
오스트리아 등 反무슬림 범죄 2배 껑충
사진=AFP연합뉴스

국제사회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이 확산하고 있다. 서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 대한 분노가 아시아계에 대한 배척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뿌리깊은 반(反) 무슬림 정서도 더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시민도 (백인 등과) 동일한 국민이라는 소속감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12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국에서 2020년 일어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279건으로 전년(158건)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가 전체 32% 늘어난 것에 비해, 아시아인을 표적으로 한 범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확연히 늘어났다.

FBI에 따르면 2020년 보고된 모든 사건의 동기 중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은 8번째로 많았다. 흑인과 히스패닉 혐오 범죄의 절대치는 여전히 아시아계 대상 범죄보다 많았지만, 증가율은 아시아계가 가장 높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사건을 접한 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잔인한 행위에 대해 이전부터 언급해 왔으며, 이것은 매우 힘든 문제”라며 아시아계 혐오 범죄에 대한 심각성에 우려를 표했다.

이런 경향은 유럽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유럽에서는 무슬림을 상대로 한 뿌리 깊은 혐오 범죄나 표현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개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한 ‘유럽인의 이슬람 공포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독일에서는 무슬림 혐오 범죄가 901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 무슬림 시위는 18회 열렸다. 프랑스에서도 2020년 이슬람 신자에 대한 범죄가 235건으로 2019년(154건)보다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와 오스트리아에서도 2020년에 무슬림 대상 범죄가 812건을 기록해 전년(385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 상 혐오표현도 뚜렷하게 늘고 있다. 이 지역의 2020년 온라인 혐오 범죄는 3215건으로, 지난해(1822건)보다 1.8배 늘었다. 보고서는 “사적 영역이 축소되면서 물리적인 무슬림 공포증 증가세는 감소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경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로 이동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소속감을 약화하고, 지역 사회의 결합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반인종주의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인종차별에 대해 연구했던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교 연구진은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학계와 지역 사회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고, 반인종주의 범죄에 대한 신고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인종차별 범죄 신고율이 10%에 그치는 점을 언급하며 “지역 사회에 소속감이 약한 사람들이 사건을 신고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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