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향군인의 날’에 바이든과 통화
“젊었을 때 그대로” 바이든 농담에 웃음도

최근 112세를 일기로 타계한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진정으로 훌륭한 미국인(truely the best of American)”이라고 애도했다. 이 노병은 5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생존해 있는 최고령 2차대전 참전용사였다.
6일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차대전 참전용사 로렌스 브룩스 옹의 부음을 전해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슬픔에 잠겼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영광스럽게도 지난해 브룩스 옹과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고인을 “진정으로 훌륭한 미국인”이라고 부른 바이든 대통령은 “브룩스 옹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도의 글과 함께 짤막한 동영상도 SNS에 개시했다. 지난해 미국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을 맞아 당시 살아 있던 브룩스 옹과 통화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전에 알리지 않고 전화를 건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소개하자 브룩스 옹은 깜짝 놀랐다. “당신은 재향군인의 날에 대통령의 축화 전화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분”이란 바이든 대통령의 덕담을 들은 브룩스 옹은 연신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작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이 나라가 계속 자유로운 상태로 남아 있게 하신 분”이라고 최고의 찬사를 바쳤다. 통화 내내 브룩스 옹의 젊은 군인 시절 사진을 들여다보던 바이든 대통령이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농담을 건네자 브룩스 옹은 웃으며 “그럼요. 많이 안 바뀌었다오”라고 화답했다.

한 세기 전인 1909년 9월 12일 루이지애나주(州)에서 태어난 브룩스 옹은 1940년 육군에 입대했다가 이듬해 제대했다. 하지만 1941년 12월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이 2차대전에 뛰어들자 다시 군복을 입고 재입대했다. 1945년 8월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군복무를 마친 그는 지게차 운전사로 일하다가 70대에 은퇴했다. 2005년 그가 살던 루이지애나주를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덮쳤을 때에도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아내 레오나와는 2008년 사별했고 유족으로 5명의 자녀와 13명의 손자, 32명의 증손자가 있다.
미국 국립 2차대전박물관은 브룩스 옹이 105세를 넘긴 2004년부터 매년 그를 위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 2020년부터는 생일 카드 캠페인도 시작했다. 브룩스 옹의 생일을 축하하는 카드는 현재까지 30여개국으로부터 2만1500장 이상이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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