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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선택 따라 취향껏 마시는 시대…‘혼술’ ‘홈술’ 즐기는 이들 늘어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1-12-29 11:13:32 수정 : 2021-12-29 13: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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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적인 음주문화도 많이 옅어졌다는 평가…사회생활 위해 술 마실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은 여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전처럼 만남과 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지만, 여전히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을 주고 받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와 함께 하는 만남과 모임에 술이 빠지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어떤 일을 축하하거나 위로할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을 때 습관적으로 술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음주는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인데 최근 한국사회 음주문화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는 듯하다. 강압적인 음주문화가 줄어든 반면, 개인의 선택으로 취향에 따라 다양한 주종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편안하고 조용하게 술을 마시고자 ‘혼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도 눈에 띄게 증가한 모습이다.

 

 

◆사람들이 술 마시는 가장 큰 이유 ‘술자리의 분위기’,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관계’ 때문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주류 음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음용’ 및 ‘음주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예전에 비해 ‘혼술’과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음주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강압적인 술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은 모습으로,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의례적인 술자리가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먼저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술자리의 ‘분위기’와 그 속에서 이뤄지는 ‘관계’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고(50.2%, 중복응답), 사람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43.5%) 술을 마신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음주 행위 그 자체보다는 술자리를 함께 하는 사람들과 만들어 가는 분위기와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 살짝 취하는 기분이 좋고(43.3%), 스트레스가 쌓여서(37.7%)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많은 편으로, 평소 음주빈도가 높은 사람들일수록 기분 전환의 목적으로 술을 마시는 태도가 강했다. 

 

주로 술을 마시게 되는 상황으로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56.9%,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기분 좋은 일이 생겼을 때(47.8%)와 기념할 일이 있을 때(47%), 주변 사람에게 축하할 일이 있을 때(45.7%)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매우 많은 모습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술은 ‘맥주’ ‘소주’…와인과 막걸리, 수제맥주 등 다양한 주종 선호하는 이들도 증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술의 종류는 단연 일반 맥주(85.8%, 중복응답)와 소주(64.4%)였다. 또한 와인(44.4%)과 막걸리/동동주(43.4%), 수제 맥주(31.4%)에 대한 선호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종류의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와인과 막걸리, 수제 맥주는 물론 저도주 과일소주와 양주, 저도주, 탄산주에 이르기까지 좀 더 다양한 주종을 선호하는 특징이 두드러졌다. 각 주종별로 선호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맥주’는 가볍게 한잔하기 좋은 술이라는 이유로, ‘소주’는 늘 먹던 술인데다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와인과 막걸리, 수제 맥주, 저도주 과일 소주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맛이 있어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으로, 그만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주종이 다르고, 이를 존중하는 음주문화가 정착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향후 음용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종으로는 수제 맥주(음용 빈도 증가 예상 30.9% vs. 감소 예상 9.2%)와 와인(음용 빈도 증가 예상 32% vs. 감소 예상 5.2%), 그리고 칵테일(음용 빈도 증가 예상 30.4% vs. 감소 예상 15.2%)을 많이 꼽았다. 다양한 종류의 술을 취향에 맞게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대부분(93.1%) 최근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맛의 술이 많아진 것 같다고 바라보는 가운데, 다양한 맛의 술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을 드러내는 소비자가 전체 66.1%에 달한 것이다. 소주와 맥주 일변도의 음주문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젊은 층일수록 다양한 맛의 술에 도전해보고 싶은 의향(20대 76.4%, 30대 71.2%, 40대 61.6%, 50대 55.2%)이 강한 편이었다.

 

◆평소 술 함께 마시는 사람 ‘동성 친구’가 가장 많아…혼술 즐기는 사람들도 증가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띄는 조사 결과였다. 평소 술을 누구와 함께 마시는지를 조사해본 결과 동성 친구(58.5%, 중복응답)와의 술자리 다음으로, 혼술(43.6%)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2018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혼술을 하는 사람들(18년 36.4%→21년 43.6%)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특히 평소 음주빈도가 높을수록(자주 57.1%, 보통 44%, 약간 35.4%, 드물게 27.4%) 혼술을 많이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 다음으로 직장 동료 및 상사(39.6%)와 배우자(29.9%), 연인(17.4%)과 술을 자주 마신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평소 ‘혼술’을 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다(72.5%, 중복응답)는 점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으며, 간단하게 마시기 좋고(64.9%), 조용하게 술을 즐길 수 있어서(56.4%) 혼술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편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혼술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점(56.4%)도 혼술의 매력으로 평가되었는데, 주로 20대~30대 젊은 층에서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면서 혼술을 하는 경향(20대 70.6%, 30대 55.9%, 40대 48.3%, 50대 51%)이 강한 편이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 것을 반영하듯 집에서 마실 때 혼술을 하는 사람들(46.6%)도 많아 보였다. 향후 ‘혼술’ 의향도 매우 높은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8.7%가 혼자 술을 마셔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앞으로 혼자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혼술 의향은 젊은 층일수록(20대 83.6%, 30대 81.2%, 40대 77.2%, 50대 72.8%), 평소 음주 빈도가 잦을수록(자주 91.2%, 보통 80.6%, 약간 76.6%, 드물게 58.3%), 그리고 혼술 경험이 있는 경우(경험 있음 96.6%, 경험 없음 64.9%)에 훨씬 높은 편이었다.

 

◆91.6% “집에서 술 마실 땐 내 ‘취향’에 맞는 술 마시고 싶어”

 

최근 혼술을 포함하여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로, 생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마시는 술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2%가 술집과 식당에서 과하게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술이 더 좋다고 응답한 것으로, 홈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연령(20대 68.8%, 30대 72.8%, 40대 72.4%, 50대 74%)에 따른 차이 없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홈술을 하게 되면 스스로 음주량을 조절하기가 용이할 것 같다는 생각(75.9%)도 강했다. 

 

물론 오히려 술을 더 자주 먹게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우려(63.1%)도 많았지만, 그래도 부담 없이 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집에서 술 마시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집에서 술을 먹더라도 이왕이면 제대로 갖춰서 마시고 싶어하는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9명(91.6%)이 집에서 술을 마실 때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먹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으며, 집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맛있는 안주를 즐기고 싶어하는 응답자도 87.2%에 달한 것이다. 이러한 마음은 홈 인테리어에 대한 욕구로도 이어지는 모습으로, 전체 절반 가량(50.7%)이 집 안에 ‘홈술’을 하기 좋은 공간을 꾸며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평소 음주 빈도가 높은 사람들(자주 67.6%, 보통 51.6%, 약간 39.9%, 드물게 30.4%)이 홈술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의향이 강했으며, 50대 중장년층보다는 20대~40대 연령층이 집에 술 마시기 좋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20대 54%, 30대 53.2%, 40대 54%, 50대 41.6%)이 큰 편이었다.

 

◆예전과 달라진 음주문화…“전에 비해 강압적인 음주문화 많이 사라져”

 

한국사회의 음주문화가 예전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8명 이상이 예전에 비해 강압적인 음주문화가 많이 사라진 편이며(81.3%), 요즘은 술자리에서 술을 억지로 권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84%)고 느낄 정도였다. 

 

그만큼 술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많이 퇴색된 것으로, 과거 강압적인 음주문화를 겪었었던 고연령층일수록 이러한 변화를 많이 느끼고 있었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주위의 권유나 강권으로 참여하는 술자리가 이전에 비해 감소했다는 평가(72.6%)가 많은 부분도 주목해볼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술 마시기를 권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18년 47.4%→21년 43.8%)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또한 술을 ‘절제’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에서도 달라진 음주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술을 잘 마시는 것보다는 술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멋있고(91.9%), 과음을 절제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이라고(94%) 평가한 것이다. 과음하지 않고 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도 대부분(93.9%) 별다른 이견 없이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적당한 ‘음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많았다. 

 

술이 친밀감을 쌓아주는 기능을 하고(88.9%),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며(86.7%),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71.5%)는 인식이 사회전반적으로 매우 강한 것으로, 반면에 술은 백해무익하며(19.1%), 담배처럼 아예 처음부터 배우지 않는 것이 좋다(19.3%)는 지적은 적은 편이었다. 술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것이지만(52%), 적당하게만 마신다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전히 국내 음주 습관, 지나치게 과음하게끔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상당해

 

비록 예전보다는 개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음주 습관이 지나치게 과음을 하게끔 하는 경향이 있다(86.1%)는 지적이 많다는 점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술에 대해서 관대한 면이 있고(86.5%), 술을 잘 마시면 윗사람에게 귀염을 받는 분위기가 존재한다(65%)는 사실에 주목해보자. 

 

특히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20대~30대 젊은 세대가 술을 잘 마시면 윗사람에게 귀염을 받는다는 생각(20대 72%, 30대 72%, 40대 60%, 50대 56%)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사회생활에서는 술을 잘 마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술을 잘 마시는 것도 능력이라는 평가(53%)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사회생활에서 음주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10명 중 8명 가량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78%), 인간관계 형성 및 관리를 위해서는(77.2%) 어느 정도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남성과 50대 연령층에서 보다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또한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69%),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53.2%) 어느 정도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시선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한편 주류업계에서 올해 '건전음주' '책임음주'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우선 디아지오코리아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해 '드링크아이큐 퀴즈' 캠페인을 진행했다. 드링크아이큐 퀴즈는 건전한 음주 습관 만들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10개의 문제로 이뤄져 있다. 참가자가 퀴즈를 풀며 본인의 음주 상식을 확인하고 일상생활 속 건전하고 책임 있는 음주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실용적인 문제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오비맥주도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오비맥주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방구석과 함께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 ‘귀하 신분’ 캠페인을 펼쳤다. ‘귀하 신분’ 캠페인은 판매자가 신분증 확인 습관화를 통해 청소년의 주류 구매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건전한 음주 문화 조성을 위해 ‘먹고, 쉬고, 수분충전 (Eat, Pause, Hydrate)’ 책임음주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누적된 스트레스와 사회적 우울감이 커진 상황에서 맞이하는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늘어나는 음주빈도와 과음, 폭음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기획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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