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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법원, 백신 강제접종 금지 판결”… 사실일까 [FACT IN 뉴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 FACT IN 뉴스

입력 : 2021-12-27 17:00:00 수정 : 2021-12-27 16: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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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실 아님

반대론자 “강제 백신 접종은 기본적으로 불법” 주장
EU 법원 판결 아닌 의회 결의…“강제력 없는 권고”
오미크론 확산에 확진자 급증…유럽도 의무화 움직임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패스와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세바스티안=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법원이 지난 1월 27일에 백신 의무 접종을 금지하라는 소송을 마침내 최종 판결했다.”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방침에 반대하는 의견과 함께 이같은 내용의 글이 퍼지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강제 백신 접종은 기본적으로 불법”이라며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내년 1월 3일부터 방역패스에 유효기간 6개월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3차 접종이 의무화됐다는 데 따른 반감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거의 1년 동안 정치인들이 이 사실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길 원하며, 따라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어 백신 접종 의무화가 ‘의학적 테러’라며 “의무적인 백신 접종을 시행하려고 하는 모든 정치인, 공무원, 의사 및 기타 백신 공급 대리인들은 기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대체로 다르다. 게시물이 주장하고 있는 ‘EU 법원 판결’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 1월 27일 통과된 EU 의회 결의안 2361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결의안은 ‘코로나19 백신 - 윤리적, 법적, 현실적 고려사항’이라는 이름으로, 백신 개발과 보급, 할당 등에 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반대론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내용은 결의안 7조 3항에 등장한다. 결의안이 “시민들에게 백신 접종이 강제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며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누구든지 정치적, 사회적, 또는 다른 어떠한 이유로 백신 접종의 압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한 어린이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스트라스부르=AFP연합뉴스

그러나 해당 결의안이 백신 접종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결의안 2조는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적으로 신속하게 보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3조에서도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성공적으로 배급하고 충분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한다.

 

유럽헌법학회장을 지낸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일보에 “해당 결의안은 권고적인 효력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EU 의회가 강제력이 없는 결의안 형태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개별 국가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나 치명률 등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별 국가 차원에서 백신 접종 대상을 포함한 방역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결의안에서 언급하는 ‘강제’라는 표현 또한 구체적인 의미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제압하거나 심리적으로 압박해 주사를 맞혀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며, 미접종자에 대해 벌금이나 과태료를 물리는 것을 강제 접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행인들이 세인트 토머스 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 안내 표지판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결의안이 통과된 1월과 현재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이 퍼지면서 유럽 확진자는 급증세다. 지난 25일 기준 프랑스에서만 하루 10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 각국 정부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이미 내년 2월 1일부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14세 이상 국민 중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람은 3개월마다 벌금 3600유로(약 483만원)를 물어야 한다. 그리스 역시 다음달 16일부터 60세 이상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매달 1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주요 국가들에서도 공론화가 진행되고 있다. EU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달 1일 “유럽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억5000만명이 아직 접종을 받지 않았다”며 “EU 차원의 백신 의무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신임 총리 역시 내년 2~3월까지 백신 의무화 법안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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