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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 영향에… 女연구자 연구환경 악화”

입력 : 2021-12-22 20:21:44 수정 : 2021-12-22 20: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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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2009 vs 2021’ 보고서

여성 박사 신규 졸업자 두배 증가
전임 교원 채용 비율은 25% 그쳐
남성과 연구비 금액차 6675만원
국내외 학술지 게재 건수도 격차

‘일·가정 충돌’ 여성들에게 더 잦아
남성 중심 학계 문화도 원인 지적

국내 여성 연구자들의 연구환경과 성과 수준이 최근 12년 동안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 내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뿐 아니라 출산·육아에 따른 ‘무급 돌봄 활동’이 이들의 연구활동과 성과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분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연구재단의 ‘여성연구자들의 연구 환경과 성과에 대한 인식 변화: 2009 vs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박사 신규 졸업자 수는 2019년 5800명으로 2009년(298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대학의 전임교원으로 채용되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적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4년제 대학의 여성 전임 교원 비율은 24.9%로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09년(19.0%)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남성 전임교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성별에 따른 연구비 수주금액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남성 전임교원의 1인당 연구비는 약 7100만원인 반면 여성 전임교원 연구비는 약 2480만원으로 4220만원 차이가 났다. 2020년에는 성별에 따른 연구비 수주 금액차가 6675만원으로 더 벌어졌다. 반면 남녀 연구책임자 비율 격차는 다소 줄었다. 2009년 전임교원 중 연구책임자를 담당하는 남성의 비율은 51.8%, 여성은 40.5%였다. 지난해에는 남성 58.8%, 여성 51.2%로, 여성 연구책임자 비율이 늘었다.

연구 성과를 알 수 있는 1인당 국내·외 전문학술지 게재 건수는 국내와 국외가 달랐다. 국내 전문학술지 게재 건수는 지난해 여성이 0.64편, 남성 0.45편으로 집계됐다. 여성 0.56편, 남성 0.54편이었던 2009년 보다 여성 연구자 성과가 호전된 것이다. 지난해 국외 학술지에 게재된 경우는 남 0.44편, 여 0.27편으로 2009년 남 0.27편, 여 0.13편보다 나아졌다.

한국연구재단은 여성과 남성 연구자 간 사회적 지위와 연구 생산성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여성 연구자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일-가정 충돌’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겪게 되기 때문이라고 봤다.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정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요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성과주의에 기반한 남성 중심적 학계 문화도 여성 연구자들의 경력과 연구 생산성을 더 악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학계는 성과주의에 기반해 가정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남성 연구자를 선호한다. 이에 전임 교원 임용과 같은 안정적인 직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여성 연구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경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여성 연구자에 대한 차별은 연구과제 신청 및 수주를 제외하고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구자들이 필요로 하는 일·가정 양립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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