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 39.6% 웃돌아”
경력 2∼3년에 7∼8%대 감소

불황일수록 구직자가 자신의 대학 전공과 관련이 없는 일자리에 취직하는 경우가 늘며 임금 손실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 대졸 취업자의 임금에 미치는 장기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은 전공 불일치 비율이 5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9.6%)을 크게 웃돌았다. 조사에 참여한 OECD 29개국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하는 가운데, 보고서는 2002∼2019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경기 불황시기에 대학을 졸업하는 근로자가 자신의 전공과 불일치하는 일자리에 취직할 경우 임금 손실이 발생하는지를 분석했다.
먼저 불황기에 실업률이 상승하면 전공 불일치 정도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불황기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 시 전공과 산업 간 매치 품질이 직장 경력이 0~1년인 경우 -38.6%, 2~3년은 -9.5%, 4~5년은 -8.7% 악화했다. 2009년 불황기에도 4~5년 -19%, 6~7년 -28%가 각각 악화했다. 불황기에 성장률이 낮아지고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가 자신의 전공과 관련 없는 일자리에 취직하게 되는 것이라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전공불일치는 장기적인 임금 손실로 이어졌다. 1998년 불황기에 대학을 졸업한 경우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실질임금은 직장경력 0~1년에 8.3% 감소했고, 2~3년에는 7.0% 감소했다. 2005년 불황기에는 직장경력 0~1년에 9.2%, 2~3년에 8.6% 하락했고, 2009년에는 0~1년에 9.4%, 2~3년 7.0% 감소했다. 전공불일치로 인해 전공과목에서 쌓아온 지식을 발휘할 수 없는 일자리에서 자신이 원래 받을 수 있는 것보다 적은 임금을 받게 되고, 이직 시에도 불이익을 겪는 셈이다.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차장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이 낮은 업종에 취업한 근로자는 직장경력 초기부터 전공과 부합되는 업무능력을 획득할 수 없다”며 “경제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자신의 전공을 활용할 일자리로 이직하기 어려워지고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만 전전한다면 임금 손실의 지속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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