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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리스크에 李 '빠른 사과' vs 尹 '신중 검토'…여론 향방은

입력 : 2021-12-17 12:04:43 수정 : 2021-12-17 12: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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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점입가경이다. 윤 후보 아내와 이 후보 아들이 각각 지원 서류 조작, 도박 의혹으로 집중포화를 맞는 등 후보 가족이 대선판에 깊숙이 빨려들면서 윤 후보 우위의 선거 판세도 균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불거진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문제가 파장을 키워가는 가운데 16일에는 이 후보의 장남인 동호씨의 불법 도박 문제가 터졌다. 이틀 사이로 불거진 두 후보의 가족 논란은 17일 정치권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후보의 상반된 대응도 눈 여겨 볼 지점이다.

 

이 후보는 문제가 거론됨과 동시에 사과에 나서는 한편 윤 후보는 수일째 어정쩡한 유감 표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한 매체를 통해 장남이 2019~20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의혹이 보도되자 즉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당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후보는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제 가족들과 관련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윤 후보는 진상 확인이 먼저라며 수일 째 입장 정리를 미루는 중이다.

 

김건희씨는 지난 15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16일 '이같은 김씨의 사과가 공식 사과인가'에 대한 질문에 "공식 사과가 따로 있고 그런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후보나 배우자가 다시 사과를 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저나 제 처는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내용이 정확히 밝혀지면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뭐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만약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더라도, 이는 모든 진상 파악을 확실히 마친 뒤에야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도 윤 후보의 결단만 지켜보는 중이다.

 

지난 15일만 해도 김씨의 논란을 제대로 검토해 결론을 내겠다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은 "윤 후보가 전반적으로 완전히 파악하면 본인 스스로 곧 사과할 것"이라며 한 발 물러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선대위 차원에서 건의하는 것이지, 후보 가정에 관한 문제를 선대위가 직접 나서서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조카 살인 변호' 전례서 교훈…여전히 사과 모르는 윤석열

 

이 후보가 장남 관련 보도를 빠르게 인정한 것은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와 그 모친을 살해한 조카를 변론했던 과거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언급으로 되려 논란을 키웠던 전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후보는 '살인'이란 언급 없이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만 두루뭉술하게 해명을 했다가 상당한 공세에 직면했다.

 

윤 후보 역시 어설픈 사과로 위기를 겪은 적이 있으나 여전히 대처 방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월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불어진 후 사흘이 지나서야 '유감'을 표명했다.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자 윤 후보는 "송구하다"며 다시 한 차례 사과했다.

 

두 사람의 이같은 대처는 지지율에도 반영되는 중이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두 달 만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양측 모두 가족 리스크가 불거진 건 동일했으나 윤 후보의 모호한 입장 표명이 여론을 악화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이 후보는 36%, 윤 후보는 35%를 얻었다(응답률은 1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주 전 조사 대비 이 후보는 견조했으나, 윤 후보는 1%포인트 하락하며 오차범위 내이지만 선두가 뒤집혔다.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선 것은 10월 22일자 조사(이재명 34%, 윤석열 31%) 이후 두 달 만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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