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사실 무근”… 州정부 진상 규명나서
아칸소주에선 한국전 참전 노병도 참변

토네이도로 8명이 사망한 미국 켄터키주 양초공장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대피하면 해고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나 주정부는 진상규명을 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NBC방송은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있는 양초공장 직원 5명이 이같이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증언에 따르면 토네이도 경보가 울린 뒤 직원 다수가 집으로 대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직원은 ‘작업장을 지키라’는 회사 지시를 무시하고 퇴근했다.
지난 10일 양초공장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작업 물량이 몰려 110명이 밤샘 근무 중이었다. 직원 매카일라 에머리(21)는 오후 5시30분쯤 공장 밖에서 사이렌이 울리자 직원들이 먼저 회사에 대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토네이도 위협이 지나갔다고 판단한 뒤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 직원들이 있었고, 한 매니저가 4명의 직원에게 ‘작업장을 떠나면 해고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헤일리 콘더(29)는 “직원 15명이 야간근무 중 비상경보가 울리자 귀가를 요청했다”며 “회사는 직원들을 화장실과 복도에 있도록 했다가 토네이도가 지나간 듯하자 다시 작업장으로 복귀시켰다”고 설명했다. 부재자 확인을 위해 점호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라이자 존슨(20)은 “‘날씨가 이런데도 해고할 거냐’고 관리자에게 물었는데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회사는 이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으나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즉각 규정 위반 등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불법행위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켄터키주는 토네이도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지역이다. 미 전역에서 총 88명의 사망자가 집계된 가운데 켄터키주에서만 7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칸소주 사망자 중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골든 웨스 헴브리(94·사진)도 포함됐다. 그는 2016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