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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접접촉자만 272명… 첫 확진 부부 거짓말, 오미크론 공포 불러왔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2-03 06:00:00 수정 : 2021-12-03 03: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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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n차 감염’ 공포 확산

“공항서 방역택시 탔다” 허위진술 탓
30대 지인 ‘밀접접촉자’ 분류 늦어져
닷새간 일상생활… 외부 전파 무방비
당국, 부부 고발 등 법적대응 검토중

12월 고령층 3차접종 집중기간 운영
“추가접종으로 재유행 감소가능” 강조
음압병상으로 이송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2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 한 병원 음압치료병상 출입구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인천=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첫 감염자와 관련된 접촉자가 1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통한 지역사회 n차 전파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를 막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비하기 위해 3차 접종(추가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2월 고령층 코로나19 백신 집중기간을 운영한다.

 

◆거짓말에 확진자 접촉자 105명으로 늘어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인천의 40대 A씨 부부와 부부의 지인 30대 B씨는 감염병전담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초기엔 기침, 가래 등이 있었으나 현재 2명은 무증상, 1명은 미열이 있는 상태다. 역시 오미크론에 감염된 경기도 50대 여성 2명은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된 상태에서 두통, 미열, 어지러움, 인후통 등이 있은 뒤 호전됐다.

 

이들과 연관된 밀접접촉자는 이날까지 105명으로, 동승 비행기 승객까지 포함하면 272명에 이른다. A씨 부부 관련한 접촉자는 비행기 승객, 거주지 주민 등 14명이다. 확진된 부부의 아들도 이날 오미크론 감염으로 최종 확인됐다. 아들은 부부가 양성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 등교하지 않아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부의 또 다른 자녀인 딸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격리 중이나,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하면 추후 재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 있다.

 

지인 B씨는 A씨 부부 접촉 후 확진일인 29일까지 닷새 동안 식당·마트·치과 방문, 지인 만남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접촉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B씨 밀접접촉자만 50명이고, B씨로부터 전파된 아내, 장모, 지인의 밀접접촉자까지 포함하면 79명이다.

 

선별진료소 검사 행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다인 5266명을 기록한 2일 서울 용산역 선별진료소에 검사하러 온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제원 기자

조사 결과 A씨 부부가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B씨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것이 늦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허위 진술 후 B씨에 연락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제안했다. B씨는 다음날 음성 판정이 내려졌다. 이후에 그는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자 다시 검사를 한 결과 지난달 29일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B씨는 확진되기 전 직장 업무, 치과·식당·마트 방문, 지인 모임 등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지인 B씨는 백신 미접종자로, 부부가 제대로 이야기를 했다면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보건소는 A씨 부부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을 검토 중이다.

 

50대 여성 2명의 밀접접촉자는 이동을 도와준 가족 1명과 비행기 좌석 인근 승객 11명이다. 확진자의 접촉자들에게서 추가 확진자가 나온다면 ‘n차’ 연쇄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감염 의심자가 수도권에 집중된 점은 우려를 높이는 요소다. 오미크론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빠르게 확산할 경우 전국 확산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비수도권으로도 전파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방역복을 입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접종은 여전히 중요”… 3차 접종 주력

 

12월 방역의 한 축으로 정부는 3차 접종에 주력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추가 접종이라는 용어를 써왔으나 3차 접종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정부는 12월 한 달을 60세 이상 대상자들의 접종을 이달 내 완료할 방침이다. 75세 이상 어르신은 가급적 오는 10일까지, 60∼74세 어르신은 오는 31일까지 접종받을 것을 권고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기본접종을 완료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3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사전예약 누리집을 통해 예약할 수도 있으며, 별도의 예약 없이 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접종할 수도 있다.

 

정부는 최근 60세 이상 위중증 환자 가운데 42.5%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접종군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3차 접종을 한 사람은 기본접종을 마친 사람에 비해 확진율이 11.3배, 중증화율은 19.5배 감소했다는 이스라엘의 연구결과도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추가접종) 권고 및 안내 사항 등을 설명하는 질병관리청-대한의사협회 합동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배석자가 설명하던 중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3차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질병관리청과 함께 ‘3차 접종 권고문’을 내고 “백신을 조기 접종한 60대 고령자군에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2차 접종 후 면역원성이 감소해 추가접종이 요구되고 있다”며 “추가 접종으로 위드코로나로 발생한 재유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18∼49세의 3차 접종 사전예약은 이날부터 시작됐다. 기본접종을 완료한 지 5개월(150일)이 지난 18∼49세는 이날부터 추가 접종 사전예약을 할 수 있으며, 이틀 뒤인 4일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개인 사정이 있거나 단체 접종 일정을 따라야 하는 경우에는 접종 간격을 4개월로 1개월 더 단축해 접종할 수도 있다. 사전예약과 별개로 잔여백신으로 추가 접종을 하려는 경우 이날부터 바로 접종이 가능하다.

서울 송파구보건소 관계자가 2일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 집으로 재택치료 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를 기본 원칙으로 하면서 재택치료자는 이날 1만1107명으로 늘었다. 하상윤 기자

◆정부, 확진자 재택치료 전환 후폭풍… 의료현장 ‘불안·혼선·피로도’ 삼중고

 

정부가 코로나19 재택치료로 방침을 전환한 데 대해 일선에서는 불안·혼선·피로도 상승의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의료계는 재택치료가 아닌 ‘방치’라고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고 서울시는 ‘비상 의료·방역조치’를 마련했다.

 

정부는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재택치료 원칙을 내세웠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업무 과중이 더 심해졌다고 토로한다.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일하는 보건소 직원의 피로도가 특히 극에 달해 번아웃 상태다. 지난 2년 동안 긴 업무시간과 높은 긴장도 탓에 진통제 등 약을 복용하는 일이 빈번했고, 오후 9시 넘어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것이다.

 

2일 경남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재택치료 얘기가 나올 때 ‘또 일이 늘겠구나’ 했다”며 “지침으로 행정인력 지원을 우선한다고 해도 재택치료 결정 후 관리와 입원과정 등 여러 상황이나 역학조사, 설문 등 드러나지 않는 업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불평등끝장넷,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을 규탄하고 병상과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재택 치료는 확진자 관리가 중요한데 의료진과 공무원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안정적 시스템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일부 고위험군 환자도 재택 치료에 들어가기 때문에 항체치료제를 선제적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의료인력들이 그동안 안간힘으로 버텼으나 이제 정말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위드 코로나’ 할 때가 아니다. 확실한 보상을 주고 거리두기 등을 강화해 확진자가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최근 가족 4명이 한꺼번에 확진돼 재택치료에 들어간 박모(43·대전 중구)씨는 “온가족이 재택치료를 하는데 보건소에서 하루에 2회 체크하는 게 전부”라며 “자가격리앱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수준이어서 증상이 악화하면 제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적절히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 자가치료에 들어간 한 확진자는 “1인가구인데 갑자기 증세가 악화해도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자꾸 불안해진다”며 “건강 상태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니 몸이 회복 중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재택치료’라고 하지만 사실상 정부가 국민을 방치 또는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자가치료 확진자의 동거인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확진자와 동선을 분리해야 해 생활반경이 좁아지는 것은 물론 병원 진료, 폐기물 배출 등 필수 사유가 아니면 외출도 불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가치료 확진자의 배우자는 “격리기간 외출 금지가 원칙이기 때문에 회사에 어렵게 양해를 구해 연차를 받았다”면서 “아이들은 시댁에 있는데 모든 일상이 중단된 것 같아 우울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이어간 이날 “1411개 병상을 추가 확보해 전체 병상을 4099개로 확대 운영하는 등 ‘비상 의료·방역조치’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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