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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은 “불수능” 평가원은 “2020년 수준”… 난이도 논란 여진

입력 : 2021-11-29 01:00:00 수정 : 2021-11-28 18: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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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수능 엇갈리는 평가

‘기축통화’ 등 국어 비문학 지문 낯설어
절대평가 영어도 EBS 연계 줄어 난도 ↑
수학 등 1등급 커트라인 80점대로 하향

평가원은 “모의평가 바탕… 변별도 설정”
일각선 “학습 결손 고려 안한 탓” 지적
성적 하락 불가피… 정시전략 셈법 복잡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냈다”고 했지만 수험생과 학원가에서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불수능’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다음달 10일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게 된다. 이후 30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전형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 정시 원서접수는 내년 1월3일까지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시험이 더 어려웠고 성적 하락이 불가피해 대입 성공을 위한 셈법 짜기도 힘들 전망이다.

◆고난도 문제없었다는 평가원

수험생들은 대체로 이번 시험이 ‘불수능이었다’고 주장한다. 국어영역의 비문학에 등장한 ‘헤겔의 변증법’이나 ‘기축통화와 환율’ 지문은 일반 수험생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수학공통과목에서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연속함수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나 원의 성질과 삼각함수를 이용해 빈칸을 채우는 문제 등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수열의 합과 식을 이용해 조건의 합을 만족하는 값을 찾는 문제 등도 정답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평가인 영어도 예전 수능보다 까다로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BS 연계율이 50%로 줄어든 데다 연계방식이 직접에서 간접으로 바뀌면서 1등급 학생이 지난 수능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불수능’ 논란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고개를 저었다. 위수민 2022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은 “6월과 9월 두 차례의 모의평가 결과를 반영해 적정 난이도와 변별도를 설정했다”며 “특별하게 고난도 문제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평가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학력격차 우려에 대해서도 “별다른 특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위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학력격차나 양극화에 대한 여러 우려가 많이 제기됐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6·9월) 모의평가를 실시한 결과 우려했던 성취 수준별 학력 양극화 현상과 관련해서도 어떠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이번 수능은 모의평가 출제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80점대로 낮아진 1등급 커트라인

그러나 평가원의 의도와 달리 입시업체들이 전망한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은 뚝 떨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88점이던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은 80점대 초중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 역시 마찬가지다. 전년도 수학 가·나형의 1등급 커트라인은 92점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80대 중반 머물 것으로 보인다. 영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지난해 1등급 학생이 12.7%에 달했지만 올해는 6%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은 문과와 이과의 통합형으로 치러진 만큼 수학이 어려웠기 때문에 특히 문과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과 학생들의 지난해까지는 가형과 나형 중 선택해 응시하고 성적도 따로 산출했기 때문에 문과 학생 중 약 4% 안에 들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문과·이과 학생이 공통과목(수학Ⅰ·Ⅱ)을 같이 치른 데다 문제까지 어렵게 출제되면서 이과생들에게 상위 등급에 오르기가 문과생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인문계열 수험생이 1만4000여명이었는데 올해는 2400여명에 불과할 것”이라며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와 영어에서도 등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평가원 vs 수험생 엇갈린 주장… 왜?

결국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어떤 선택과목을 고르느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유불리의 최소화에 신경쓰다 보니 평가원이 전체 수험생의 수준을 고려한 문제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코로나19로 고3 학생들이 2년 동안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이는 곧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이어졌다”며 “6·9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 시대 수험생이 풀기에는 어려운 수능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평가원이 지문의 길이를 줄이는 등 쉽게 출제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어려운 문제를 초반에 몰아서 출제해 학생들의 시간 안배 흐름을 흔들어 놨다”며 “문과 학생들이 수학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부분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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