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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배경으로 ‘인생샷’… 영(young)해진 영월 여행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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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0 07:00:00 수정 : 2021-11-18 02: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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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와 젊은달와이파크, 2000원짜리 목욕탕과 별자리 투어
게스트하우스 영월이 숙박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별자리투어에서 찍은 사진. 게스트하우스 영월 제공

강원도 영월만 둘러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영화 ‘라디오스타’가 상영된 2006년쯤 찾았을 때에도 숙박하진 못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여름철 어라연 래프팅을 몇 번 경험하면서도 곳곳을 살피진 못했다. 정선이나 태백 등과 묶어 여행한 탓이다.

 

단풍이 물든 11월 중턱, 영월만 즐기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어딜 가든 산세가 아기자기하면서 기품 있다. 대표 여행지 청령포 외에도 붉은 대나무숲과 별자리 여행 등으로 영월은 젊은 여행자들의 성지가 된 듯했다. 주민 복지 차원의 2000원짜리 목욕탕 경험은 덤이다.

 

청룡포를 오가는 배

◆영월 하면 청령포, 그 옆에 영월관광센터

 

영월 여행객이 꼭 거쳐가는 여행지는 청령포다. 영택시 기사인 이정덕씨도 “젊은 손님들도 청령포는 꼭 찾는다”고 했다. 대절택시인 영택시는 군 보조로 다음달까지 할인 운영된다. 3시간(4만원), 5시간(7만원), 8시간(10만원) 코스 중 5시간 코스가 적당하다. 차 없는 뚜벅이 3∼4명이 모이면 부담도 적다. 지난달 이용객은 시행 첫달인 5월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청령포의 단종 거주지

청령포는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어린 나이에 세조에게 왕위를 뺏기고 유배된 곳. 기암괴석을 휘돌아 나가는 강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어우러졌다. 서쪽은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고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섬이나 다름없다. 서강이 구불구불 흐르면서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과 같은 곡류가 발달한 지역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50호다.

 

청령포의 소나무 숲길

배를 타고 청령포에 닿으면 자갈밭을 지나 소나무숲에 이른다. 단종이 지낸 어소, 망향탑, 노산대 등을 둘러보게 된다. 소나무숲 속에 유배된 단종의 생활상을 보고 들었다는 관음송(천연기념물 349호)이 있다. 청령포 서쪽 절벽인 육육봉과 노산대 사이에 있는 돌탑인 망향탑은 어린 단종이 한양에 남겨진 부인 정순왕후 송씨를 그리며 쌓았다고 한다.

 

영월관광센터

청령포에서 길 건너로 보이는 붉고 검은 건물이 영월관광센터다. 탄광지역 통합관광지원을 위해 지난달 열었다. 센터 1층엔 푸드코트와 지역 상품을 파는 상점, 2층에는 미디어 체험관과 일반 체험관, 3층에는 쉬어가기 좋은 카페와 옥상정원이 있다.

 

영월관광센터 2층의 미디어 체험관

미디어체험관에서는 전통 민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일생을 사계절로 표현한 디지털 영상 ‘꿈의 정원’과 창령사터 오백나한상을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 ‘마음을 비추는 얼굴’이 상영된다. 호랑이가 걸어서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봉황이 날다 명화가 된다. 영월에서 발견된 오백나한은 춘천박물관에 소장돼있다. 이달까지 미디어체험관 관람료는 7000원으로 할인되는데, 이중 3000원은 센터 안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영원관광센터 2층 미디어센터에서 상영중인 디지털영상 꿈의 정원.

영상 관람을 마치면 놀이형 체험 존 ‘함께 그리는 꿈’이 이어진다. 만화 캐릭터를 색칠하면 벽면에 투사해 민화를 완성하는데,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영월관광센터의 꽃차 체험

일반 체험관에는 영월 할머니들이 직접 가꾼 꽃으로 차를 만드는 사회적기업인 화이통협동조합이 꽃차 체험을 진행한다. 35년 우체국 생활을 끝내고 6년 전 조합을 시작한 양승우 대표는 “‘청춘으로 가는 차’ 한 잔에 1년은 젊어질 것”이라면서 “10잔 이상 마시면 집에서 못 알아볼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반도 지형

한반도 뗏목마을에서는 12년째 뗏목을 띄우고 있다. 뗏목을 타고 한반도 지형을 돌아오는 코스를 한 해 6만명이 찾는다. 한반도지형 전망대에도 여행객이 붐빈다.

 

젊은달와이파크 파빌리온2에 그물로 만들어진 스파이더웹 플레이스페이스

◆젊은 여행자의 성지, 와이파크와 별자리 투어

 

최근 여행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술샘박물관 일부를 재탄생시킨 미술관 ‘젊은달와이파크’다. 영월을 ‘젊은(Young) 달(月)’로 표현했다.

 

2019년 6월 문을 연 와이파크는 얼마 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다행히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소문나면서 이젠 영월의 명물이 됐다. 하슬라아트월드로 이름을 알린 공간 디자이너 최옥영씨가 재생공간 탄생을 책임졌다. 기존 건물 내벽과 천장을 들어내고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입구에 있는 붉은 대나무와 목성, 바람의 길 등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붐빈다. 붉은 파빌리온2에 있는 그물로 만들어진 스파이더웹 플레이스페이스는 놀이·체험공간이다. 원래 있던 술샘박물관 일부가 그대로 남아 한국의 전통주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와이파크 입장료는 1만5000원인데, 영택시 이용자는 1만원이다.

 

영월역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게스트하우스 영월은 숙박객만을 상대로 계절별로 은하수와 별자리 투어를 진행한다. 100% 예약제다. 각지에서 모인 여행객이 한 차를 타고 한두 시간 이동해 새벽녘에 은하수나 별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긴다. 술에 취하거나 시간을 어긴 손님은 투어에서 배제된다. 감각적인 사진을 목적으로 한 투어 특성상 자연스럽게 20∼30대 여성이 주고객이 됐다. 남성을 위한 투어 날짜는 따로 운영한다. 하루 최대 10명가량만 투어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영월이 숙박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별자리투어에서 찍은 사진. 게스트하우스 영월 제공

이곳을 6년째 운영하는 송지환(37)씨는 “날씨에 따라서 투어가 하루 전날 취소되기도 한다”며 “하는 일 절반이 환불이나 날짜변경 문의 응대”라고 했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올빼미 생활에 체력도 떨어졌다. 코로나19로 1년가량 쉬었다. 당장 수익성이 크지 않아 다른 사업에서 손해를 메운다. 하지만 한번 투어를 경험하고는 휴가를 내 다시 찾는 ‘게하 빠’ 손님들로 웃는다. 2∼3번 찾은 손님들의 인스타그램 등에는 여기서 찍은 사진에 문의가 수두룩하다. 올해 웬만한 날짜는 예약이 다 찼다. 송씨는 은하수 투어를 영월 대표 상품으로 보편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야간관광 활성화’가 내년 주요 시책인 영월군도 송씨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  

 

쌍용양회 공장의 잔열로 온수를 덥히는 쌍용복지타운

◆쌍용과 신천엔 2000원 목욕탕… 맛집들

 

영월에는 주민복지를 위해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나 지자체가 보조하는 목욕탕이 몇 개 있다. 당연히 저렴한데 대개 현금만 받는다.

 

한반도면 쌍용리의 쌍용복지타운을 먼저 찾았다. 인근 쌍용양회 공장에서 발생하는 열로 덥힌 온수가 공급된다. 어른 2000원, 아이 1000원이다. 80대 노인이 라커가 어딘지 헷갈리니 누군가 “아들 곧 들어오니 기다리세요”라고 한다. 모두 동네 사람들인 듯했다. 한때 찜질방에서 미역국도 팔았지만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1987년 1월 쌍용새마을목욕탕으로 영업허가를 받았다.

 

카운터에 앉은 할머니는 오전 9시쯤 “날씨가 추워져서 벌써 50명 넘었다”며 “제천이나 영월읍 등에서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목욕탕 앞에서 만난 주민은 “공짜로 운영하긴 그래서 청소비용 정도만 받는 것”이라며 “쌍용이 한 달에 한 번 세차권도 주는 등 주민들한테 잘하는 편”이라고 했다. 공장에서 발생한 분진 민원에 대한 대응인 듯했다.

 

주변 공장의 잔열을 사용해 목욕 가격이 저렴한 한반도면체육센터

인근 신천리 한반도면체육센터 목욕탕도 2000원이다. 한일현대시멘트 공장에서 나온 열로 덥힌 온수가 공급돼 값이 싸다. 대중교통이 드문 곳이라 목욕탕을 지나는 버스 시간표가 벽에 붙어있다.

 

영월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끝자락 상동읍에 위치한 해밀온욕센터는 군 직영으로 3000원이다. 원래 온천이 나와 공사를 시작하고 건물까지 지었지만 수온이 낮아 목욕탕이 된 사연이 있다.

 

그나마 번화한 주천면의 주천술샘목욕탕(술샘건강복지센터)은 5000원으로 싸지 않다. 지난 6월 상가 번영회에서 임차받아 운영 중인 김용철(55)씨는 “이젠 하루에 100∼120명이 와 현상유지하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코로나로 적자였다”고 말했다.

 

성호식당의 다슬기 해장국

김씨는 인근 본토뼈다귀해장국과 주천떡메민물매운탕, 생선구이집으로 이름난 초원가든을 주천의 맛집으로 추천했다. 게스트하우스 영월 이웃인 성호식당은 다슬기로 만든 해장국과 비빔밥, 전 등 메뉴가 다섯뿐인데 늘 문전성시다. 가성비 한우집은 평양냉면, 메밀전병이 먹고 싶으면 미탄집이 좋다.


영월=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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