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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전 세계 어디서도 망 사용료 내고 있지 않다?”

입력 : 2021-11-12 11:43:53 수정 : 2021-11-12 17: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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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P 측 "콘텐츠 스트리밍에 따른 트래픽 폭증으로 인터넷망 증설 비용 부담"
"이에 따라 넷플릭스 등 CP가 망 이용료 납부해야"

넷플릭스 측 "CP 의무는 양질의 콘텐츠 제공하는 것일 뿐 콘텐츠 전송은 ISP의 몫"
"망 사용료는 트래픽을 차별 없이 처리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망 사용료’를 주제로 다룬 넷플릭스의 관련 행사가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한국은 물론 세계 어느 인터넷 통신사업자(ISP)에도 망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 나와 누리꾼들의 설전을 불렀다.

 

지난 4일 루리웹, 더쿠,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K브로드밴드가 주장한 넷플릭스 한국 망 사용료 미납의 충격 대반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게시글에는 지난 4일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참석한 행사에서 발언한 내용의 요약이 담겼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만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기존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넷플릭스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지불하고 있지 않다는 게 가필드 부사장의 설명이다.

 

누리꾼들은 “이미 통신사는 데이터 사용을 대가로 사용자에게 망 사용료를 받아가면서, 왜 넷플릭스에게 또 받으려는 것이냐”, “통신사가 택배비를 발송자, 수신자 모두에게 다 받겠다는 것”, “1심 법원에서 SK브로드밴드 손을 들어줬으니 내야 하는 것 아닌가”, “넷플릭스한테 받으려면 유튜브한테도 받아야 한다”, “네이버, 카카오는 망 사용료 내는데?”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가필드 부사장이 한국에서만 망 사용료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에 ‘폰 사용망’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접두사로 ‘폰’을 붙인 인터넷 신조어는 마치 실제인 것처럼 말하다가 추후 가상이라고 밝힌 상황이나 대상을 뜻한다. 그간 망 사용료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처럼 언급됐으나, 한국에서만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을 꼬집어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몇몇 네티즌은 “하다하다 이젠 ‘폰 사용망’이라니”, “여지껏 한국에서만 안 낸다는 말이 많았는데, 이게 모두 통신사의 언론 플레이었다니”, “데이터 얼마나 쓰는지에 따라 인터넷 사용료 내라는 말 나오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망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는 “한국 사업자 역차별인데, 방법이 없나”, “제일 좋은 것은 다 같이 공평하게 망 사용료를 안 내는 것”, “망 사용료는 법이 아니라 기업들이 협상으로 정할 사항”, “망 중립성 문제도 걸려있어서 일방적인 애국 프레임은 위험하다”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내달 23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두고 항소심에서도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ISP 측은 그간 “콘텐츠 스트리밍에 따른 트래픽 폭증으로 인터넷망 증설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망 이용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넷플릭스 측은 “CP의 의무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일 뿐 전송은 ISP의 몫이며, 망 사용료는 트래픽을 차별 없이 처리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2일 세계일보에 입장문을 통해, 넷플릭스 측이 망 이용대가를 규정한 법이 어느 나라에도 없다는 주장에 대해 "ISP에게 CP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일반 소비자가 ISP에게 이용료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반 이용자가 ISP에 요금을 내야한다는 규정 역시 관련 법이 없다"며 "그것은 인터넷시장에서 재화와 용역을 거래에 따라 이익을 얻는 자가 당연히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인터넷 생태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당연한 시장질서이기 때문"이라며 "입법을 해야 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이런 시장질서를 부정하고 OTT 시장 70%의 글로벌 지배력으로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전한 생태계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망 이용대가를 어느 나라에도 내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SK브로드밴드 측은 "그것이 사실이라면 국회에 나와 증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객관적인 증거 없이 언론 대상으로 내가 여기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겠는냐는 것보다는, 국회 증언 또는 재판 절차에서 객관적인 증거를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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