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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식의경영혁신] 공급망 병목이 부른 요소수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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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1 21:37:54 수정 : 2021-11-11 21: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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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품·대체국 없이 中 의존하다 위기 초래
범정부 차원 핵심원자재 컨트롤타워 절실

요소수 품귀로 연일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요소수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요소에 증류수를 섞어 만든 것으로, 디젤차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서 사용한다. 국내 요소수 제조업체가 확보한 요소 재고는 한 달분 정도여서 연말에는 요소수가 동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요소수 부족으로 200만대가 넘는 화물차 운행이 어려워지면 물류대란을 초래할 것이다.

시멘트와 골재 등의 운반 차량, 레미콘·굴착기 등 건설기계 장비도 운행이 어려워서 건설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요소의 부족으로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제거를 어렵게 하고, 요소비료 가격을 급등시켜 농가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요소수 품귀가 지금 갑자기 문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정부가 지난달 15일부터 요소를 포함한 29종의 비료 품목을 검역을 거쳐 수출하도록 규제하면서 국내 반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비료 원재료인 석탄·유황·천연가스의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최근 중국의 전력난으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중국 내 요소와 화학비료의 시장가격이 연초와 비교해 60% 이상 급등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수출규제 조치를 통해서 내수 시장에 비료 공급을 증대시키고 비료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비료 시장 안정화 정책이 어떻게 우리의 요소수 대란을 초래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 공업용 요소 공급망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총 30만9000t의 공업용 요소가 중국에서 수입됐는데, 이는 전체 공업용 요소 수입량의 98%에 육박한다. 또한 국내에는 요소를 생산하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의 낮은 가격에 밀려 2011년에 한국비료에서 생산을 중단한 이후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대체품과 대체 수입국도 없이 공업용 요소의 대부분을 중국에만 의존하는 취약한 공급망 구조가 지금의 요소수 대란을 자초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중국의 수출규제가 초래한 공급망 병목의 파급효과를 예상하지 못하고 적시에 대응하지 못한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제2, 제3의 요소수 대란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외부 충격으로부터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복원력을 키워야 한다. 먼저 범정부 차원의 공급망 컨트롤 센터를 설치하고, 공급망 붕괴에 대응해 정부의 자원과 노력을 조정·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핵심 원자재 및 희소금속의 시장가격 및 수급 추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공급망 충격을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서 대체 공급원을 개발하고, 기업과 협력해 공급망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함으로써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공공구매를 통해서 우리 기업이 국내에 생산거점을 설립하도록 유인해야 한다. 일본은 2010년부터 희소금속에 대한 국가적 전략을 수립했고, 미국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과 연계해 미국 중심의 핵심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요소수 대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핵심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국가전략을 논의해야 한다.


허대식 연세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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