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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재 120 다산콜재단 이사장 “빅데이터 기반 AI상담 실현… ‘다산콜 혁신 박차 가할 것”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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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0 06:00:00 수정 : 2022-11-02 13: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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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콜센터 변화 주도
2020년 도입 챗봇상담 17%로 호응높아
한발 더 나아가 AI활용 챗봇·콜봇 등
첨단 시스템 2022년 하반기 도입 추진

출범 14년 콜센터의 변화는
상담사들 평균 10년 재직, 숙련도 높아
단순 응대 넘어 행정상담사 자리매김
73%까지 떨어진 응대율 향상 숙제로

상담정보가 행정 빅데이터
해마다 대략 600만건 민원데이터 축적
변화하는 행정수요 대응할 기초자료
올 국민지원금 등 97건 관련부처 전달
이이재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이 8일 서울 동대문구 120다산콜재단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120다산콜 서비스 응답률 100%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상담기술의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다산콜 버전 2.0’을 구축하겠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로 2007년 출범한 120다산콜 서비스는 14년 만에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전화 중심 민원상담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챗봇, 콜봇 상담까지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이재(62) 서울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8일 “내년 1월부터 인공지능 상담시스템 도입에 대한 용역을 시작하고 하반기부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챗봇, 콜봇, 음성인식(STT), 보이는 ARS(자동응답서비스)를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0다산콜 서비스가 시민들의 종합민원서비스로 자리 잡으면서 하루 평균 전화 상담량은 1만2000건에 달한다. 상담사 390명이 이를 모두 응대해야 하지만 다소 벅찬 상황이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상담이 급증해 지난 7월 기준 전화상담 응대율은 73%까지 떨어졌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 이사장은 ‘응대율 10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상담’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분야에서는 이미 AI 상담을 도입하고 있다”며 “공공콜센터에서는 서울시가 가장 앞서 AI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20다산콜재단은 지난해 카카오톡 기반의 챗봇을 처음 도입했는데 전체 상담건수의 17% 정도가 챗봇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120다산콜 서비스에 접수된 민원들은 공무원들의 귀중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행정서비스에서 이렇게 보석 같은 데이터는 없다”며 “120상담을 통해 얻은 600만건의 데이터를 시민의 요구라는 관점에서 분석해 관련 정책부서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동대문구 재단에서 나눈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120다산콜 서비스가 14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서울시민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

 

“콜센터 서비스는 금융권부터 통신사 순으로 고객서비스(AS) 차원에서 도입됐는데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07년 행정도 AS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다. 행정수요자인 시민들은 120에 전화해 언제든지 민원을 해결할 수 있어서 좋고 공무원들은 민원전화를 직접 안 받아도 되니 좋아한다. 상담원들은 담당 기관과 상관없이 서울시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종합상담을 한다. 이사를 하게 됐을 때 예상 수도요금, 전기요금까지 상담원들은 원스톱으로 해결해준다. 상담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주정차민원 등 교통민원인데 올해는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 교통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상담원들의 평균 재직기간도 10년 안팎으로 아주 숙련된 노하우가 있어 웬만한 건 다 해결할 역량을 갖췄다. 상담사들을 만나면 ‘여러분은 119 못지않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농담이지만 120이라는 숫자는 119보다 ‘1’이 더 높다.(웃음)”

-2017년에 서울시에서 재단으로 독립했는데 달라진 점은.

 

“재단 설립 전에는 상담사들이 3개 인력파견회사를 통해 비정규직으로 근무를 했다. 일정기간 계약해서 성과로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다 보니 업무성과와 경쟁에 매몰돼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게다가 행정민원 서비스는 반복적인 노동이 아닌 전문적인 지식과 숙련된 정신노동이라는 점에서 상담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120재단법인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상담사들은 안정된 직장, 더불어 자긍심을 통해 서울시정 전문상담사로서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다만 최근에는 전화응대율이 70%대까지 떨어져서 응대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고민이 많다. 정규직 직원을 증원하는 것은 정부의 임금규제, 예산문제와 연동돼 있어 쉽지 않다. 오세훈 시장 공약에 ‘다산콜 버전 2.0’이라고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상담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제는 AI 상담을 통해 상담수요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

 

-어떤 기술이 활용되나.

 

“지금 시범적으로 도입한 게 카카오톡 기반의 챗봇 상담이다. 거기에는 400여종의 행정정보가 자동화돼 있다. 차량을 사고팔 때 등록하는 방법 등 단순 반복적인 정형화된 문의는 챗봇을 이용하면 바로 해결할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인공지능 콜센터 정보화전략계획(ISP)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인공지능 환경에 적합한 콜센터 업무를 재설계하고 지능화한 인공지능 상담사가 자동화 가능한 업무를 대체해 상담하는 내용 등이 담긴다. 챗봇을 시작으로 콜봇, STT, 보이는ARS까지 상담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서울 플랫폼에도 120소통센터를 구축해 MZ세대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

-전화상담 인력이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민간기업 사례를 보니까 인공지능 상담을 도입해도 전화 상담인력 수요는 줄지 않는다. 단순한 상담은 자동화로 대체하지만 복합민원의 경우 전화상담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화상담을 할 수 있다. 전화 상담인력은 일부 콜봇, 챗봇 등에 직무 재배치가 될 수 있다. 시민 만족도 제고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상담사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코로나19 이후 콜센터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금방 극복될 줄 알았다.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 전담 상담반을 운영 중인데 시민들이 120으로 전화하면 ‘0번’ 코드를 통해 코로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정부 방역지침이 수시로 변하는 데다 소상공인 경제적 지원, 백신접종 문의 등 상담수요가 생각보다 훨씬 폭증했다. 전체 상담이 하루 평균 2만건 이상인데 그중 25% 내외가 코로나 관련 상담이다. 서울 방역의 최전선에서 기여한 사람들이 120상담사이다. 쉴 겨를 없이 효과적인 방역에 힘썼고 누적된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반면 상담사들의 평균임금은 서울시 26개 투자출연기관 최하위 수준인데 민원수당 등 신설을 위해 주무부처와 다각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나.

 

“콜센터는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하다. 다산콜재단은 전국 공공콜센터 최초로 재택·분산 근무를 도입해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 임산부 등을 제외한 직원 96%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진단키트를 상담현장에 비치해 유증상자 우선 검사 등 촘촘한 자체 방역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6월 재택근무자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추가확산이 없었고 지난 4일에 청사근무자 1명이 출근 전 감염 소식을 알려 그날 전 직원 검사 후 귀가 조치했다. 이후 추가 감염이 없어 정상운영 중이다.”

 

-상담 정보를 어떻게 행정에 접목시켜 활용하는지.

 

“상담을 통해 연마다 대략 600만건이 넘는 민원 데이터가 쌓인다. 시민의 요구라는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해 그 결과를 시 관련 정책부서에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서울사랑상품권, 소상공인 회복상인 등 민원을 분석한 데이터 97건을 전달했다. 민원수요 변화를 정리한 ‘시민의 소리’(VOC)도 시와 자치구에 월 1회씩 제공하고 있다. 이는 변화하는 행정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민원상담 빅데이터 활용방안 연구용역도 추진 중이며 내년부터는 상담민원 분석 자동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120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귀와 입이라는 사명감으로 시민들의 삶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

-콜센터 직원은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로 꼽히는데 직원 복지는 어떻게 이뤄지나.

 

“폭언이나 성희롱 발언을 하는 민원을 ‘악강성 민원’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4~5건 정도 발생한다. 상담사가 충분한 안내를 통해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그런데도 멈추지 않는다면 악강성 전담 상담사에 대응하도록 안내한다. 직원들에 스트레스 치유, 회복을 위한 숲 체험 등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의료기관 등을 통한 마음검진도 이뤄지고 있다.”

-다산콜재단의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

 

“서울시민에게 사랑받는 재단이 되는 것이다. 이미 잘하고 있지만 상담사들이 더 친절하고 시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연결 대기시간 ‘제로(0)’와 응대율및 만족도 100%를 달성하기 위해 인력운용과 업무방식을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프라임 및 취약시간대 연결지연 해소를 위해 휴직자 대체인력뱅크를 확대하고 초단시간 근로자 30명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상담사 인력풀을 탄력적으로 투입하겠다. 4차 산업혁명 기술혁신으로 부족한 인력문제를 해결하고 연 600만건이 넘는 상담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ISP를 조기 실현하겠다.”

 

이이재 이사장은… ●1959년 강원 동해 출생 ●명지대학교 행정학과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수료 ●오세오닷컴 대표이사 ●백두대간보전회 운영위원장 ●강원신용보증재단 감사 ●강원인재육성재단 상임이사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제19대 국회의원(강원 동해·삼척)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사장


대담=박연직 사회2부장, 정리=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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