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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외 물류 거점 지속 확보… 수출입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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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1 23:03:03 수정 : 2021-11-01 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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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산타가 오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력 일간지들이 태평양 앞바다에 컨테이너선이 입항하지 못한 채 며칠째 떠 있는 초유의 사태를 우려하며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선물은 준비됐지만, 선물을 벽난로 옆 크리스마스 주머니에 넣어줄 산타 할아버지의 발이 묶여 버렸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물류산업이 세계 경제에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 바이든 대통령은 미 서부 항만을 24시간 운영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이후 내륙운송이 마비되고 항만 근로자가 감소했는데, 이것이 미국 수출입 물류망의 극심한 정체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발 수출입 물류난은 전 세계적인 선박 부족으로 이어졌으며, 유례없는 해상운송 운임 폭등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 수출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어렵게 수출계약에 성공하더라도 운송할 배를 구하지 못하거나 운임이 너무 높아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임시선박 투입, 중소기업 전용 컨테이너 공간 배정, 해상운임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제공해 주요 국가 중에 비교적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물류대란에 대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2018년부터 추진한 ‘해운재건’ 계획에 따라 국적선사를 양성하고, 저비용·고효율 선박을 건조해서 투입해온 것에 힘입은 바 크다 할 것이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준비할 때이다. 국적 선사의 운영선박을 더 늘려 위기상황에서도 국내 수출화물을 수송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국내에서 해외 내륙 배송지까지 원스톱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해외 내륙운송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해외 거점 항만에 개장하는 해외 물류센터들이 국내 기업의 물류 경쟁력을 높여줄 마중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지난 10월 29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로테르담항 해외공동물류센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거점 항만으로, 서유럽 내륙지역으로의 수송을 담당하는 관문항이다.

로테르담 물류센터는 창고면적 3만㎡ 규모로 이 중 1만5000㎡의 창고를 우리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로테르담 물류센터를 이용하게 되면 거점 항만의 물류 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임차료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로테르담 물류센터의 디지털 물류시스템을 통해 우리 기업이 첨단화된 재고관리와 고객에게 화물추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로테르담 외에도 신남방정책 핵심국가인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항 물류센터가 지난 9월 운영을 시작했고, 오는 12월에는 남유럽의 거점 항만인 스페인 바르셀로나항에도 물류센터를 개장한다. 해양수산부는 앞으로도 해외 주요 항만에 물류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우리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우리 물류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류는 우리 몸의 혈관에 비유되곤 한다. 혈관이 망가지면 신체기관 전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듯 물류의 지체와 막힘 현상은 경제 전반에 문제를 일으킨다. 해외물류센터가 수출입 전진기지가 돼 물류대란을 이겨내고,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우리 기업에 함박웃음을 선사해 주기 바란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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