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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항 피란민이 전한 태극기… 경기도 등록문화재 1호 선정

입력 : 2021-10-28 01:00:00 수정 : 2021-10-27 15: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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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항 피란민이 전한 태극기

1951년 9월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한 피란민들은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무작정 배에 몸을 실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미군 함정에 구조됐고, 감사의 뜻으로 품속에 간직했던 태극기를 꺼내 건넸다. 이 태극기는 36년이 지난 1987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태극기를 건네받은 미군 장교와 가족이 경기 동두천시에 기증한 덕분이다.

 

경기도 문화재위원회는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태극기를 포함해 모두 11건의 문화재를 첫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재했다고 27일 밝혔다. 대상은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근대문화유산들이다.

 

태극기 외에도 파주 갈곡리 성당,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 안내판, 일제 강점기 문화재 실측 및 수리도면,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파주의 미군 클럽 라스트 찬스,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전후 산업현장의 시대상을 담은 것들이다.

파주 갈곡리 성당

흥남항 피란민들이 건넨 태극기는 도 등록문화재 1호가 됐다. 도 문화재위원회는 “한국 전쟁 당시 역사적 비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가로와 세로 약 1m의 이 태극기는 현재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1층에 전시돼 있다. 

 

2호인 파주 갈곡리 성당은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폐허가 된 마을에 지역민과 미군이 힘을 합쳐 건립한 건물이다. 당시 시대상과 초기 신앙 공동체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호인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 안내판은 6·25 전쟁 초기 남침한 북한군과 유엔군이 처음으로 전투를 벌인 죽미령에 건립된 기념비다. 전투 지원을 맡았던 한국노무단이 기념비를 보수해 안내판을 추가했다.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 안내판

이 밖에 수원 화성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도면들은 1915~1932년 제작된 문화재 보수 관련 근대건축 도면 94점을 포함한다. 광화문, 불국사, 경복궁, 수원화성 등 주요 문화재를 수리하거나 실측한 내용이 담겼다. 

 

도 관계자는 “도 등록문화재 제도 시행의 첫 성과”라며 “정체성과 지역성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문화유산들”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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