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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회피" vs "방어권 침해"…손준성 영장심사 공방

입력 : 2021-10-26 13:56:37 수정 : 2021-10-26 14: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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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 등 적용 혐의 입증 주목…'고발사주' 의혹 수사 분수령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6일 진행 중인 가운데 법정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변호인 간의 불꽃 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공수처는 손 검사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례적으로 조사 없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번 사건에서 공수처 수사는 다음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거나 반대로 막다른 길에 몰릴 수 있다.

◇ 공수처 "수사 회피 목적으로 소환 조사 불응"

공수처는 손 검사가 작년 4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이 사건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하는 직전 단계에서 '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텔레그램 메시지에 첨부된 고발장과 각종 자료에는 '손준성 보냄'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직접 고발장을 보내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 이를 텔레그램에 최초로 올렸다는 점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다.

공수처는 이를 토대로 손 검사가 부하 검사들에게 고발장 작성과 자료 수집 업무 등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하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범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손 검사 관련 장소를 대상으로 하는 압수수색할 때 영장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한 사람이 '성명불상의 대검 검사'라고 적시됐다.

공수처는 최근 당시 손 검사와 함께 일했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산하 수사정보2담당관실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했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직접 소환해 혐의를 캐물을 예정이었지만 그가 소환 날짜를 확정했다가 미루자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한 뒤 이달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손 검사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고도 발부기준이 더 엄격한 구속영장 청구로 나아가자 이미 손 검사가 개입한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체포 영장 기각 후 사흘 사이에 법원이 구속의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할 만한 핵심적인 진술이나 물증을 확보했다면 이날 심리에서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아이폰의 비밀번호 해제에 손 검사가 협조하지 않거나, 출석한다고 했다가 말을 번복하는 측면에서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적극적으로 구속 필요성을 소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손준성 측 "대선 경선 언급하며 출석 종용…방어권 침해"

반면 손 검사 측은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 자체가 부당하다는 점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손 검사 측은 11월 2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공수처가 이번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 사실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한다.

특히 대선 경선 일정을 언급하며 출석을 종용했다는 점은 명백히 피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손 검사 측의 주장이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전날 "영장 청구서를 심리 전날 오후 6시께야 확인했기에 심리를 27일로 미루자고 요청했으나 거절됐다"며 "본건 소환 과정과 강제수사 절차의 위법성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혐의 자체도 전면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손 검사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문제가 된 고발장을 작성한 적도,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적도 없다"며 부인해왔다.

'손준성 보냄'이 표시돼 있기는 해도 이를 통해 손 검사가 메시지를 김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점을 명백히 입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손 검사가 고발장을 누군가에게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단순 전달자 역할에 그쳤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하기가 힘들 수 있다. 이 혐의는 직무 권한에 포함된 행위인지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는지 등 쟁점 사항이 많아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는 첨부 자료에 포함된 지모씨의 실명 판결문을 손 검사가 직접 열람해 전달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는 선거와의 연관성이 수사 범위에 포함돼 입증 과정이 복잡해진다.

또한 손 검사 측은 현직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점, 압수수색도 마친 상황이어서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다는 점 등을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체포영장 기각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법원이 또다시 영장을 기각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공수처가 손에 쥔 '카드'가 노출된 적이 없어 예상외로 발부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진욱 처장은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계속 뭔가를 하고 있는데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다"고 반박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손 검사를 출석시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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