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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문화의 세계 진출은 눈부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핫100 1위에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영화 ‘미나리’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조연상 거푸 수상 등 놀라운 성취는 일상이 된 듯하다. 여기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정점을 찍었다. 이 모든 일들이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것임을 고려한다면 기적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기적은 한국인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체육계도 가세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가 그제 고진영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2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1988년 고 구옥희 선수의 첫 우승을 시작으로 33년 만에 이룬 쾌거다. 구옥희에 이어 박세리는 LPGA 투어에서 25차례 정상에 오르며 한국여자골프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1998년 그의 맨발 샷을 지켜본 ‘세리키즈’들이 자라 2012년에는 유소연이 100승을 달성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100승까지 24년, 100승 이후 200승은 9년 만에 달성했다. LPGA 통산 200승은 48명의 선수가 합작했다.

한국 선수 또는 한국계 선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LPGA 투어는 태극낭자들의 독무대였다. 늘상 리더보드 상단은 한국 선수 이름이 자리했다. 톱10 절반 이상을 한국선수들이 차지하고 나머지를 놓고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국가 선수들이 경합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다. 우리가 저렇게 휩쓸면 LPGA 투어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이제 미국과 한국이 양강 구도를 이루던 세계여자골프는 다변화하고 있다. 이전처럼 한국 선수들이 다승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어느 나라보다 선수층이 두꺼웠지만 국내 주니어 골프는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출전 규정과 열악한 훈련 여건 탓이다. 선수들이 LPGA 투어 도전 대신 국내에 안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투어 상금이 커진 것도 이유지만 배고픔을 이겨내고 이국땅에서 떠돌이처럼 투어 생활을 하는 것을 내켜하지 않아서란다. 300승 기록 달성을 기약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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