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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암 1위 유방암… 10명 중 4명이 검진 안받아

입력 : 2021-10-24 22:00:00 수정 : 2021-10-24 20: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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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 땐 생존율 최대 98%

전체 암 발생 연평균 6.8% 주는데
유방암 유독 20년간 꾸준히 증가세

유전 변이 의한 발병 비중 최대 10%
음주·폐경·비만 등 환경적 요인 커

정기검진·셀프 체크로도 발견 쉬워
40∼69세 여성 2년마다 검진 권고

여성의 암 발생 1위는 단연 유방암(2018년 기준)이다. 국내에서 매년 유방암 진단을 받는 환자 수만 2만명이 넘는다.

유방암은 암 중에서 5년 생존율이 91.2%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유방 절제로 인한 환자들의 상실감과 혼란 등 정신적 후유증이 큰 질병이기도 하다. 문제는 인구 10만명당 유방암 환자 발생률은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전체 암 발생이 연평균 6.8%씩 감소하고 있는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0∼1기 조기진단 시 5년 생존율이 96∼98%에 이르고, 10년 생존율 또한 90%가 넘는다”며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셀프 체크를 통해서 유방 상태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음주, 폐경 후 비만, 경구 피임약 등 유방암 위험 인자 줄여야

유방암 발생은 유전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의 유전적 요인(BRCA 1, 2 돌연변이)은 앤젤리나 졸리의 유방 절제 이후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졌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에 따르면 BRCA1 돌연변이 여성의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병 위험률은 72%, BRCA2 돌연변이의 경우 66.3%에 이르렀다. 이런 유전성 유방암의 고위험군은 유전상담과 검사가 필수다.

연세암병원 유방외과 박세호 교수는 “부모 중 한 사람에만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도 자녀에게 전달될 가능성은 50%”라며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10%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가족성 유방암은 15∼50% 정도 있는데, 비슷한 생활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유방암학회의 유방암 가이드라인은 BRCA 돌연변이가 확인된 경우 만 18세 이상의 성인 여성은 매달 자가검진을, 25∼29세에는 1년에 2회 정도 유방 진찰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기 권고한다. 30세∼75세에는 1년 간격의 유방 촬영술과 MRI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전적 요인 외에는 이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고령 임신, 폐경 후 비만, 음주, 경구 피임약, 여성호르몬 대체요법 등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이런 위험 인자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각 인자마다 1.3배∼6.3배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 초경과 폐경 시기는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비만·음주·피임약 등은 관리를 통해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모유 수유와 운동, 토마토·콩·포도 등 과일과 채소 섭취도 위험도를 낮춰준다.

 

◆유방암 검진 대상 10명 중 4명이 검사 안 받아

우리나라 국가암검진은 40∼69세의 무증상 여성은 2년마다 유방 촬영술을 시행토록 권고하고 있지만 지난해 유방암 수검률은 58.5%에 불과했다. 미국의 수검률 71.6%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유방암과 관련된 자가증상은 △새로이 느껴지는 유방의 멍울 △유방의 일부 또는 전체적인 크기 증가 △유두 또는 유방 피부 함몰 △겨드랑이 쪽이나 팔이 붓는 증상(림프절 비대) △전에 없던 유두의 혈성 분비물 △유방 또는 유두의 통증 등이다. 월경 전에 생겼다가 월경 후 없어지는 멍울은 대부분 생리적인 변화로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멍울이 지속되거나 딱딱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만져지는 멍울이나 유두 분비물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는 검진이 아닌 유방 진찰이나 영상의학적 검사 등을 통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며 “0∼1기의 조기에 암이 진단된 경우 2∼4기의 진행성 암보다 생존율이 월등하다”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유방암 치료와 재건에서 많은 발전이 있는 만큼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등이 개발되면서 생존율이 많이 향상됐고, 수술 역시 환자의 미적·심리적 요소를 고려해 수술 범위를 최대한 적게 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암이 생긴 유방과 같은 쪽 겨드랑이 림프절을 다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 및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이 표준 수술법이었지만, 최근에는 유방 형태를 대부분 남기고 암이 발생한 부위만 제거하는 유방보존수술이 가능한 환자에게서는 유방 절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주로 시행되고 있다”며 “유방 전절제술을 피할 수 없는 경우라도, 최근에는 암 수술 전 개별 면담을 통해 암절제술과 함께 동시에 유방 재건수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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