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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이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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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3 15:36:05 수정 : 2021-10-23 15: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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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스트레스로 인해 ‘원인 모를 만성 신부전’ 환자 점점 늘어나
노인이 걸리는 일반 ‘만성 신부전’과 달리 젊은 남성 주로 발병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고온지역서 일하는 노동자 발병률↑
“열-CKDu 연관성 연구, 잠재적 피해 규모 평가 시급히 밝혀야”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중남미 농업 노동자. 게티이미지뱅크

 

의료 전문가들이 최근 심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가 ‘원인 모를 만성 신부전’(CKDu)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특히 이 같은 온열 스트레스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은 더운 기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향후 수 십 년 동안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올라가면서 온열 스트레스와 관련된 CKDu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앓는 전염병이 될 수 있다고 의료 전문가들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열과 CKDu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와 함께 잠재적 피해 규모에 대한 평가가 시급하다고 의료 전문가들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화와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인해 ‘점진적인 신장 기능 상실’ 등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신부전’(CKD)과 달리 CKDu는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등의 더운 시골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특히 CKD가 노인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CKDu는 주로 청년층과 남성에게서 발병하기 때문에 농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CKDu’로 사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CKDu는 북미와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인도 등 고온에서 과중한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가 많은 지역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전문가들이 최근 심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가 ‘원인 모를 만성 신부전’(CKDu)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게티이미지뱅크

 

신장은 신체의 체액 균형을 담당해 온도에 민감하다. 매일 열로 인해 신장에 조금씩 손상이 가면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각한 신장 질환이나 신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CKDu는 작업자가 현장에 있는 동안 매일 신장에 미세한 손상을 입히는 온열 스트레스 관련 상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기후․보건 교육 글로벌 컨소시엄 회원인 세실리아 소렌슨 박사는 “신장에 대한 미세한 손상은 반드시 증상을 동반하지 않아 노동자들은 상황이 악화돼 말기 신부전이 될 때까지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렌슨 박사는 “현재 데이터에 따르면 노동자가 취약한 근무환경에 놓일수록 신장 손상의 심각성은 더욱 악화된다”면서 “그들은 취약한 근무환경 때문에 병이 들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작업 환경에 대한 규제 감독이 거의 없다. 이는 엄청난 사각지대이자 인권 문제”라고 지적다.

 

과학자들은 CKDu가 열 노출․탈수 등과 관련이 있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농약이나 감염원에 대한 노출, 빈곤, 영양실조와 같은 사회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의 리차드 존슨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도 온열 스트레스와 탈수가 신장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호주 국립대 국립 역학․인구 건강 센터의 토드 젤스트롬 교수는 “온열 스트레스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최악의 영향을 완화하는 방법에 대한 토론에서 필요한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젤스트롬 교수는 “더운 날의 수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열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열대․아열대 지역에 거주하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그렇게 될 것”이라며 “열 스트레스로 인해 수백만명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으며 빈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 온난화는 노동자의 삶과 수백만 명의 생계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이라며 “기후에 관한 새로운 정책들은 우리가 앞으로 일어날 일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려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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