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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잔 독려였다” 해명에도… 윤석열 ‘당 해체’ 발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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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4 18:42:19 수정 : 2021-10-14 21: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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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선 경선주자들 거친 신경전
尹, 당내 공세 집중에 불만 표출
경쟁 주자들 일제히 尹에 맹비판
‘영입 주자에 불안, 불만’ 시각도
이준석 “후보 기싸움” 확대 경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제주도사진기자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의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는 발언을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경쟁주자들의 견제·비판이 집중되는 가운데 윤 후보가 이를 거칠게 반박·해명하는 과정에서 설화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단순한 실언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국민의힘 주류를 바꾸고 싶어하는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는 14일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당 해체’ 관련 발언에 대해 “‘너 인마, 그런 것도 못 밝힐 거면 검사 때려치라고 해’라고 했을 때 이게 (진짜로) 때려치라는 것이냐. 잘하라는 것이지”라면서 “예전에도 어느 대선 후보 한 분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해체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제대로 하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지금의 국민의힘을 진짜로 해체하자는 게 아니라 잘하자는 독려였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개최한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자신을 공격한 홍준표·유승민 후보를 향해 “우리 당 후보가 만약 된다면 (털려서 뭐가 나오는 데) 일주일도 안 걸린다. 정권을 가져 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경쟁주자들은 일제히 윤 후보에게 맹공을 가했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참 오만방자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편이 돼 보수궤멸의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 번이나 하고 검찰을 이용해 장모, 부인비리를 방어하다가, 사퇴 후 검찰이 본격적인 가족, 본인 비리를 수사하자 그것에 대해선 정치 수사라고 호도한다”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맞받았다.

유승민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일주일만 털면 다 나온다? 특수부 검사다운 말버릇”이라며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으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에게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원희룡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분명한 실언이고 당원 모욕”이라며 “당은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캠프 선대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길에만 매진하자는 윤 후보의 발언 취지는 무시하고 마치 본인들이 당과 보수의 주인인 것처럼 말하며 거센 내부공격을 한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의 해명에도 이번 발언은 문재인정부의 적폐 수사를 지휘했던 외부 영입 주자에 대한 잠복된 불안과 불만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 본인과 측근들이 현 국민의힘 주류가 아닌 만큼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기존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파생된 것처럼 정치 지형을 바꾸려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보수 정당은 인물보다는 지역 기반 정서가 강해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사무처 관계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와대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 선후배들은 탄핵 정국 때 적폐 수사로 집 담보 대출을 받아가며 변호사 비용만 100억원 넘게 썼을 것이다. (윤 후보를 포함한)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온갖 사람들을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어놓고 이래야만 하느냐”며 “지지율이 깡패라지만 정신머리 운운하며 당을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성토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에 의아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지금까지는 후보 간 초기 기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현미, 김주영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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