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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컵은 작은 방에 있습니다"…고령자 생활 도울 로봇AI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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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8 02:00:00 수정 : 2021-10-07 20: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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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로봇을 경기 수원시 아파트에서 검증하는 모습. ETRI 제공

“찾으시는 빨간 컵은 작은 방에 있습니다.”

 

“네, 같이 운동하시죠. 이 운동을 추천드려요. 그럼 시작할까요?”

 

동그란 두 눈에 두 팔을 달고 가슴에 태블릿 모양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로봇이 아파트 거실을 옮겨다닌다. 할머니에게 컵 위치를 알려준 후 “운동하자”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디스플레이에 적절한 운동 영상을 띄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고령자의 생활을 돕기 위해 개발한 로봇 인공지능(AI)이다

 

ETRI는 고령자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면서 상황에 맞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원은 ▲고령자 일상 행동 인식하는 기술 ▲얼굴 특징, 의상 스타일 등 고령자 외형특징 인식 기술 ▲고령자 소지품 인식 기술 ▲고령자와 상호작용 행위를 로봇이 스스로 생성하는 기술 ▲고령자에 특화된 음성인식 기술 등 총 13개의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인구절벽으로 노인 인구와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로봇을 이용한 돌봄이 주목받고 있다. 휴먼케어 로봇을 개발하려면 로봇의 관점에서 사람을 인식하기 위한 데이터, 딥러닝에 기반한 AI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별 서비스 업체로서는 직접 AI 기술을 개발하기 어렵고, 고령자 특화 연구에 적합한 데이터와 관련 기술도 부족한 실정이다.

 

ETRI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들을 활용하면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시간에 약을 드셨는지 확인하거나 함께 운동하면서 자세를 교정하고 리모콘 등의 물건을 어디 뒀는지 위치를 알려주는 등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연구진은 지난달부터 두 달간 기술 검증에 들어갔다. 할머니가 거주하는 경기 수원시의 가정 2곳에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로봇을 두고 함께 생활 중이다.

 

또 이달부터는 경기 이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고령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보제공, 복지관 안내, 대화 서비스, 기억 보조 등의 유용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전 유성구 아파트에 리빙랩을 구축하고 고령자 40명을 대상으로 실증도 하고 있다.

 

ETRI는 로봇 환경에 특화된 고령자 행동 인식용 데이터를 마련하기 위해 2017년부터 연구해왔다. 2018년부터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협력해 로봇 인공지능 연구에 필요한 대규모 복합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공개해왔다.

 

현재까지 연구진은 ▲고령자 일상 행동 인식용 3D 영상 데이터셋 ▲고령자 음성을 인식하기 위한 데이터셋 ▲로봇 발화 제스처를 자동으로 생성하기 위한 데이터셋 등 세계적 규모의 3D(3차원) 영상 데이터와 고령자케어 로봇 연구를 위한 기술들을 공개했다. 공개한 기술과 데이터는 과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학술 목적으로 쓰는 경우 무료로 접근이 가능하고, 상업용으로 활용하려면 협의를 통해 관련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김재홍 실장은 “대규모 장기 실증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도출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본 기술이 고령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공개한 기술들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안정화하는 한편 현재 로봇이 인지, 정서적 지원을 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청소, 식사 준비, 심부름 등 사회적 약자의 일상생활 지원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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