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021년 한글날(10월9일)을 맞아 ‘마루 부리’ 5종 글꼴을 공개했다.
작년 한글날 공개한 시험판 1종 글꼴에서 사용자 의견을 모아 다시 손질하고 글자를 더했다. ‘마루 부리’는 완성된 글꼴을 배포하는 대부분의 방식에서 벗어나 글꼴 제작 과정부터 시험판 글꼴 공개 이후까지 ‘사용자와 함께’ 만든 최초의 글꼴이다.
2018년부터 안상수 한글 디자이너 외에 20여 명이 넘는 글꼴 전문가와 네이버, 네이버문화재단이 머리를 맞댔다.
‘한글꼴의 역사적 줄기를 이으며 디지털 시대의 기준이 되는 글꼴’을 만들고자 첫 해에 동아시아 문화권의 글꼴 현황 분석과 화면용 글꼴 형태 및 공간 분석을, 2019년에는 온·오프라인 화면용 부리 글꼴 사용성 조사부터 사용자와 함께 만든 부리 글꼴 스티커 27종을 무료 배포하는 등 마루 프로젝트 초기부터 ‘사용자와 함께’ 한글꼴의 의미와 방향을 고민하며 새로운 화면용 글꼴을 설계해 왔다.
4년간 ‘마루 프로젝트’에 약 6만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며 민부리꼴(고딕체)에 편중된 디지털 화면용 글꼴 환경에서 외면 받고 있는 부리꼴(명조체)에 주목했다. 특히 2020년 한글날 공개한 시험판 1종 글꼴은 사용자에게 글꼴의 균형감, 글꼴 두께 의견, 나아가 글꼴이 주는 인상과 요청 사항을 자유롭게 적도록 챗봇 형태로 사용자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분석하여 한글꼴 고유의 미감에 집중해 이번 ‘마루 부리’ 5종 글꼴 완성본에 담았다.
네이버 한글캠페인의 일환으로 공개한 ‘마루 부리’ 5종 글꼴은 한글 4363자, 라틴문자 296자, 기호 971자. ‘마루 부리’는 디지털 화면에 최적화된 화면용 본문 글꼴로 작년 시험판 글꼴과 비교하여 홀자 ‘ㅏ’의 곁줄기 위치를 높이고 글꼴 가족의 두께도 초기값보다 더 얇고, 더 굵게 조정했다. 닿자 크기를 조정해 좀 더 균형감을 높이고 속공간을 키워 좀 더 시원한 공간감을 갖도록 조정했다. 또한 라틴 알파벳과 기호활자의 두께와 세리프의 길이도 한글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했다.
안상수 마루 프로젝트 총괄 디렉터는 “마루 부리는 미래 세대를 위한 화면용 글꼴”이라고 강조하며 “종이보다 디지털 화면에 익숙한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한글의 현대적인 아름다움, 익숙한 가독성을 마루 부리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사용자의 호평과 응원도 이어졌다. “필기보다는 타이핑이 흔한 요즘,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야무지다” “명조체를 ‘부리 글꼴’이라 칭하는 점이 좋다” “사용자 의견을 반영한 글꼴이라는 점이 좋다” 등 ‘사용자와 함께’ 한글꼴의 의미와 방향을 고민하며 만들었다는데 그 의미를 더했다.
‘마루 부리’ 글꼴은 지난해부터 네이버 스마트에디터 ONE, 시리즈 앱 노블 뷰어에 적용돼 이미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있다. 올해 한글날 전후로 네이버 앱, 메일, 웍스, 블로그 모먼트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탑재돼 사용자를 만날 예정이다. 글꼴은 네이버 한글캠페인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또한 ‘마루 부리’ 글꼴은 지난달부터 이달 17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전시중인 ‘타이포잔치2021: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의 공식 서체로 지정됐다. 오는 한글날(10/9) 오후 2시에 ‘마루 부리 글꼴과 4년의 글꼴 제작 과정’에 관하여 흥미로운 ‘온라인 토크’도 진행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사전 신청으로 참여할 수 있다.
네이버 한글 캠페인 관계자는 “’마루 부리’ 글꼴은 4년간 디지털 환경에 어울리는 한글꼴의 다양성과 가능성에 집중해 설계한 글꼴”이라며 “이번 5종 완성본 글꼴을 통해 한글의 다양한 의미와 미감을 잘 담을 수 있는 화면용 글꼴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2008년부터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본문용 서체인 나눔고딕과 나눔명조를 시작으로 나눔스퀘어, 나눔스퀘어라운드 등 누구나 쉽게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글꼴 서체를 개발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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