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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추석’ 거리두기 실종

“연휴 아쉬워” 도심 관광지 몰려
놀이공원 긴 줄 서며 ‘인산인해’
유명 골프장·리조트 예약 꽉 차

수도권 자녀, 고향 부모에 전파
강원·광주 등 일가족 확진 속출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서울 시내 한 대형쇼핑몰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결혼 6년차인 최모(40)씨 부부는 이번 추석 연휴에 양가 부모님 댁에 가지 않고 경기 광명 집에 머물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아 부모님들이 ‘다음에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최씨 부부는 연휴 동안 아이들과 당일치기로 인천 바닷가에 다녀오고, 동네 카페와 공원, 놀이터 등을 찾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최씨는 “양가 부모님 댁이 부산과 울산이라 명절이면 늘 ‘귀성 전쟁’을 치렀는데 이번에는 교통체증 없이 보낼 수 있었다”며 “부모님 댁엔 10월에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함께한 세 번째 명절인 이번 추석 연휴기간 모임 인원이 최대 8인으로 제한되면서 소규모로 최소한의 만남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고향을 찾는 발길은 예년보다 줄어든 가운데 4∼5인 가족이 ‘우리끼리’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아 연휴 내내 관광지는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한쪽에선 방역수칙을 피해 모임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아쉽지만 소규모로’ 모인 추석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번 추석은 전국적으로 ‘4인+접종자 1∼4명’ 총 8인으로 모임 인원이 제한됐다. 일가친척이 모여 떠들썩하게 보내던 명절 풍경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35)씨는 연휴에 아내와 아이들은 남겨두고 혼자 대구에 다녀왔다. 김씨는 “나는 백신을 맞았지만 아내는 2차 접종을 못했고, 아이들도 어려 부모님이 오지 말라고 했다”며 “명절인데 안 가는 게 마음에 걸려 혼자 가서 뵙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같은 명절 분위기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며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영상통화로 인사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아예 고향을 찾지 않은 이들도 많았지만 방역수칙을 어기고 모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모(34)씨는 대전에서 부모님과 형네 가족까지 총 10명이 모였다. 이씨는 “다들 오래 못 보기도 했고, 거리두기가 길어져 지친 것도 사실”이라며 “식당에서도 별다른 말을 안 해서 다같이 외식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주차장에 나들이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가득하다. 뉴시스

◆전국 관광지는 북적

 

고향을 찾는 발길은 예년보다 줄었지만 가족끼리 놀러가는 이들은 많았다. 전국 유명 관광지의 호텔·리조트는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돼 연휴 내내 붐비는 모습이었다. 경기 용인과 화성 등 서울 인근의 유명 골프장들도 이미 이달 초에 추석 연휴 닷새간의 예약이 완료됐다. 김모(46)씨는 가족과 강원 강릉시로 3박4일간 ‘호캉스’를 다녀왔다. 김씨는 “5일 쉴 기회가 많지 않아 지난달 초에 일찌감치 예약했다”며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고향에 가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롯데월드도 연휴 마지막날을 즐기려는 인파로 붐볐다. 실내 놀이기구인 바이킹은 100분을 기다려야 탈 수 있었다. 줄을 선 사람들은 마스크를 내리고 음료수를 먹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학생 10명 정도가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했다. 이모(44)씨는 “연휴를 보내기 아쉬워 아이들과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 놀이기구 대부분 1시간 대기가 기본”이라며 “1∼2개만 타고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 4명과 함께 왔다는 박모(17)군은 “방역수칙 위반이란 건 알지만 오랜만에 놀러나오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경기 용인 에버랜드도 사파리 등 유명 시설의 대기시간이 70분가량 이어졌다. 이밖에 여의도 더현대서울, 롯데몰 잠실점 등 도심 쇼핑몰에도 식당에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광주 광산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향 방문 확진 잇따라

 

한편 추석 연휴기간 고향을 방문한 가족을 통한 확진 사례도 잇따랐다. 강원도에 따르면 전날 11개 시·군에서 3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10명은 연휴기간 고향을 방문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다. 원주에서는 70·80대 부부가 수도권에서 방문한 아들 부부와 접촉해 양성 판정을 받았고, 태백에서도 고향을 방문한 30대 아들을 통해 60대가 확진됐다. 광주에서는 5일간 발생한 확진자 163명 중 22명이 타 시·도에서 방문한 확진자였다. 또 가족 감염이 42명, 지인 감염이 36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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