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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국회 앞 자영업자 분향소 조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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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7 14:59:39 수정 : 2021-09-17 16: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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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호중·국민의힘 김기현 등 정치권 발걸음 이어져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마련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에서 관계자가 국화꽃 등 물품을 정돈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조, 대한민국 소상공인·자영업자”

 

1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역 3번 출구 앞. 차가운 길 위에 고인이 된 자영업자들을 위한 근조 팻말이 놓였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7시간이 넘는 경찰과의 대치 끝에 전날 오후 9시30분쯤 설치한 임시분향소였다. 분향소 주변을 경찰 병력 20여명이 둘러쌓고 있는 가운데 김기홍 비대위 대표 등 관계자들은 상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을 기리기 위한 임시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날도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고인이 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이들은 조문을 마치고 나서도 분향소에 눈길을 떼지 못하거나, 돌아서면서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분향소 한쪽에는 자장면과 치킨 같은 음식들이 가득 놓였다. 조문을 오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마음을 전한다며 보낸 것들이었다.

 

분향소를 찾은 동료 자영업자들은 하나같이 착잡한 표정이었다. 안양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는 장준(41)씨는 “장사가 너무 안됐을 때 나도 세상을 떠나면 편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 있어서 (고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고 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장씨는 “나도 직원들 월급 주려고 점심 장사도 시작하고 배달도 늘렸는데 매출이 높다고 지원금도 못 받으면 안 좋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분향소에는 정치권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도 조문을 마쳤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심상정 의원은 “이 사태의 주범은 정부와 정치권”이라며 “방역을 위해 헌신한 자영업자들을 내동댕이칠 수 없다”고 말하며 소급 적용이 담긴 손실보상법 처리를 약속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제보를 받은 결과 이틀간 22명의 죽음이 제보됐다. 전날도 3명의 자영업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도와달라’에서 ‘살려달라’로 바뀌고 있다”며 “영업제한 조치와 같은 방역지침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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