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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작가 "'이분이 왜 예술원 회원이지'라는 의문, 불만이 상당하다"

입력 : 2021-09-18 01:00:00 수정 : 2021-09-17 09: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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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원 개혁 논쟁 불붙여

소설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도래할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방안(문학 분과를 중심으로)’으로 대한민국예술원 개혁 논쟁을 불붙인 작가 이기호. ‘부장급 소설가’로 자신을 소개하는 그가 선도한 예술원 개혁 요구 서명 운동에는 문인 744명과 다른 분야 예술인 329명이 참여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예술가 지원이 좀 더 형평성 있게 공정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공정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예술인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예술의 또 다른 위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꼼꼼하고 철저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예술원에 대한 이의 제기가 원로 대 젊은 예술인의 세대갈등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제로섬 게임이 아니고 필요하면 양쪽 다 지원을 더 해줄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나오는데 어떤 생각인가.

 

“‘원로 예술인과 청년 지원 예산’의 다툼으로 생각한다니, 문제의 핵심을 다시 짚어야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시행하는 ‘원로 문예인 복지사업’은 올해 예산이 700만원 줄어든 1억100만원이다.  ‘만 65세 이상이고 30년 이상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한 원로문예인’이며 ‘예술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하고 생계가 곤란하신 분’이고 지원 제외 대상은 ‘예술원회원, 학술원회원,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및 각종 연금 수혜자’다. 그래서 지원하는 돈은 월 60만 원. 혜택 받는 원로 예술인은 1년에 15명 정도다. 이거 좀 이상하다. 예술원과 자격이 똑같은데 생계가 곤란하신 분에게 그냥 월 60만원만 지급한다는 것이다. 청년 예술인 지원 예산을 거론한 것은 현재 예술원의 모순과 부조리,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 예산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위함이었다. 예술원 운영 예산 32억원이면 지금의 ‘원로 문예인 복지사업’ 지원 내용 그대로이면 5백 명 가까운 원로 예술인을 지원할 수 있다. 왜 청년 예술인 지원사업 문제를 꺼냈냐면 올해 아르코청년예술가지원 사업엔 총 10억의 예산이 잡혀 있다. 20년엔 20억이었는데,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진 올핸 무려 반 이상이 감액된 것이다. 그에 반해 예술원 예산은 1억 2000만 원 정도 증액됐다.”

 

-문제의 예술원 회원 정액수당은 매달 180만원씩 지급되는데 어떻게 바뀌어야하는가.

 

“공적 연금을 받으시는 분들은 제외되는 원로 문예인 복지사업처럼 예술원도 마찬가지 방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적 연금을 받으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여유로우시니까, 또 그 안에서 또 다른 국가지원을 받으시는 꼴이니까 그런 분들 대신 정말 예술에 생의 전부를 바쳤는데 직장(연금)이나 국가지원에서 배제된 분들이 계시다. 이런 분들을 정말 적극적으로 더 지원해드리는 게 맞다. ”

 

-대학교수로 오랫동안 봉직하면 받게 되는 사학연금 수혜자를 예술원 회원 수당 지급에서 배제하자는 것인가.

 

“그렇다. 공적 연금을 받으시는 분들은 또 대학에서 오랫동안 몸담으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예술인의 생애를 살면서 일종의 보답을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은 좀 양보하고 배려해주셨으면 좋겠다. 예술원 회원처럼 원로가 아닌 그냥 일반 제 또래 예술가들도 따로 직장이 있으면 예술가에 대한 국가지원 같은 것은 일부러 지원하지 않는다. 그게 저희는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자존심일 수도 있다. 예술원에 계신 선생님들도 그런 부분에서는 좀 배려해주셨으면 좋겠다. 양보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이기호 작가 역시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다.)

"예술계 상위 1% 회원들에게 또다시 국가 재정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이중지원이며 분배정의에 어긋난 특혜”라며 대한민국예술원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작가 이기호.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번 문제 제기는 문단에서 시작됐는데 사실 예술원에는 문학 이외에 음악·미술과 연극·무용·영화 분야도 있다. 비슷한 상황이거나 교수 출신이 더 많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개혁이 필요한가.

 

“문단도 (교수 출신) 해당자가 적고, 시 쪽이나 평론 쪽은 대부분이라고 보셔도 된다. 또 배우자분이 사학연금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연금은 부부 공동자산이기도 하다. 문단은 그나마 나은 편이고, 미술쪽이나 음악쪽은…특히 미술 쪽에선 이번에 저희가 서명 작업 하면서 ‘이 분이 왜 예술원 회원이지’라는 의문,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거다. 미술쪽에서 특정 분야가 서양화도 있고 동양화도 있고, 조각도 있다. 그런데 특정 대학교에서 같은 시기에 근무했던 교수님들이 다 예술원 회원이 되신 경우, 이런 경우들이 정말 예술원 회원 선출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거다.”

 

-현재 회원이 직접 신입회원을 뽑는 예술원 회원 선출 구조는 어떤 문제가 있나. 외부인사로 추천·심사위를 구성하는 방안이 유효한 대안인가.

 

“그나마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위원을 선출하는 방식이 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길들이 많이 있다. 사실 그리고 (선출과정을) 공개하면 된다. 지금은 선출 관련 서류나 회의자료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냥 결과만 툭 나오는 거다. 이러다 보니까 오히려 더 추문에 휩싸이게 된다.”

 

-예술원 회원 임기제도 변천 과정을 보면 정년이 없어지고 숫자는 늘어나면서 4년 임기를 관행적으로 연임하다 아예 종신제로 바뀌었다. 공동성명은 단임제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단임제를 요구하는데, 그냥 1회 연임으로 제한만 둘 수 있다면 좋겠다. (현재처럼 종신제로) 평생 동안 하는 것도 문제고 연임 같은 경우도 선생님들께서 다 이렇게 같이 친구들끼리 누가 연임을 안 시켜주겠나. 자기 연임 문제도 걸려 있는데…”

 

-예술원이 문화계 원로들 모임인 만큼 결국 정부나 외부가 변화의 고삐를 끌고 가는 게 어렵기도 하고 모양새도 안 좋을 수 있다. 시대에 맞게 스스로 바뀌어나가는 게 가장 좋을 텐데 반응이 있었는가.

 

“정답은 그분들 스스로 하는 게 맞다. 사실 저희도 가장 크게 바랐고 그런 움직임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응답이 없으셨다. 어떤 경로라도 저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저희 의견에 대한 반대, 비판이 있다면 서로 대화들이 오갈 수 있었을 텐데…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처럼 예술원에 대한 비판이 나왔을 때 예술원 회원들이 했던 행동이 늘 ‘침묵’이었단다. 그래서 그 국면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모양새로 여태까지 계속 이어져 왔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희도 법의 모순점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법 개정으로 가보자는 것이다. 그중에서 몇분이라도 다른 의견을 낼 수도 있을 텐데 전혀 그런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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