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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17년 6월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종합시험장을 방문해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참관했다. 현무2 미사일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막을 우리 군의 ‘킬 체인’ 핵심무기체계다. 당시는 북한이 IRBM(중장거리탄도미사일)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며 위기를 고조시키던 때다. 일각에서 남북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나는 대화주의자이다. 그러나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물리쳤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창설 50주년을 맞은 ADD를 방문해 국내 무기체계 개발현황을 보고받았다. ADD를 찾은 것은 취임 후 두 번째였다. 이후에는 개발이 완료된 탄도미사일 ‘현무4’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쳐졌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져진 남북간 화해분위기와 북·미대화 등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덜했던 탓이기도 했다.

대통령이 어제 다시 안흥시험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지켜봤다. 북한에 한발 앞서 세계 일곱 번째 SLBM 보유국이 됐음을 공식화했다. 청와대는 관련한 내용을 공개했다. 되도록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했던 이전과는 다른 행보다. 마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직후였다. 중국도 아랑곳 않는 눈치다. 최근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는데도 정부가 대화 타령만 한다는 비판을 불식시켰다.

국산 SLBM 개발은 2015년 북한이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대응 차원에서 추진됐다. 군은 당초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을 개발해 왔다. 3000t급 잠수함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에는 SLBM 수직발사관 6기가 갖춰져 있다. 여기에 탑재될 SLBM은 ‘현무4-4’로 명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이날 SLBM 참관은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 그중에 북한을 압도할 안보 능력을 바탕으로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있어 보인다. 안보가 밑받침되지 않는 적과의 대화가 위험하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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