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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일상회복’ 기대, 2차 접종률 확대·유행 안정 급선무 [심층기획]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9-18 12:36:33 수정 : 2021-09-18 17: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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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위드 코로나’

일상 유지 가능한 코로나 확진자 수
성인 42%가 “하루 100명 미만” 응답
감염 확산세 여전한 현실과 괴리 커

독감처럼 진단·치료받을 수 있도록
전담클리닉 등 의료체계 정비 필요
“피해 감수 합의점 찾아 연착륙해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린 지 1년9개월. 특히 고강도 방역 조치가 길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국민이 언제 다시 코로나19 이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지쳐가고 있다. 이 때문에 ‘위드(with) 코로나’에 솔깃한 사람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다른 나라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거나 코로나19 이전처럼 일상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기대감을 갖는 기류도 감지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독감과 같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고 성급하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신 접종률, 안정적인 방역 상황, 치료제, 의료체계 확충 등을 챙기며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17일 방역 당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의 의미가 명확히 정의되진 않았지만 대체로 마스크 착용 자유화나 사회적 거리두기 최소화 등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확진자 수 억제보다는 중환자 치료에 의료자원을 집중해 치명률을 관리한다.

그러나 단번에 이 같은 상황에 도달할 수는 없다. 이에 정부는 위드 코로나 대신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확산에 영향을 덜 미치는 조치부터 하나씩 점진적으로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충분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감당 가능한 수준까지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을 위드 코로나로 봐야 한다”며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미니멀한 거리두기 수준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바이러스가 ‘위드 휴먼’이 아니기에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위드 코로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출구전략이 더 적합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든, 단계적 일상회복이든 전제조건은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과 안정적 수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18∼59세 성인은 80% 이상, 60세 이상 고령층은 90% 이상 돼야 방역체계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전체 인구 기준으로 산출해보면 71.3% 수준이 된다.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0월 말쯤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4분기 12∼17세로 접종 대상을 넓히면 백신 접종률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를 위한 기반이 탄탄해지는 것이다.

유행 안정화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달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를 보면 일상 유지 가능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로 하루 평균 100명 미만(0∼99명)이라는 응답이 41.9%로 가장 높았다. 1700명대 안팎인 지금의 상황과 괴리가 크다. 100명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중환자 발생이 감당 가능한 수준까지 확진자 발생을 더 낮춰야 한다.

◆의료체계·사회적 합의… 위드 코로나 준비해야

조건이 갖춰진 뒤에는 조급함을 버리고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방역수칙이 대표적이다. 단번에 마스크를 벗을 수는 없다.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마지막까지 남는 수칙일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험도에 따라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실내 마스크 방역수칙은 제일 마지막까지, 더 안전해질 때까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체계 준비는 단기간 내 가능한 게 아니다. 경증 환자는 약을 먹으며 집에서 요양하고, 폐렴 등 증상이 심한 환자만 입원해 최대한 입원환자를 줄이는 것이 치명률 위주의 관리체계다. 재택 환자 점검 및 증상 악화 시 긴급이송 체계를 갖춰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 코로나19 발생 후 만들어진 임시 체계에서 벗어나 호흡기 전담 클리닉 지정 등을 통해 독감처럼 일상적인 의료환경 내에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코로나19 경구치료제는 시장에 출시되고, 가격이 저렴해져 보편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우주 교수는 “동네 의원에서 원하면 백신을 골라서 맞을 수 있게 해 백신으로 최대한 유행을 줄이고, 그런데도 감염되면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는 양면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증은 자가치료 하고, 필요하면 일반병동에 입원해 치료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구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항체치료제라도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 설치된 송파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 의료 관계자가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할 것이냐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방역을 완화하면 필연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그에 비례해 중환자·사망자가 늘어난다. 지난달 코로나19 인식조사를 보면 일상 유지 가능한 코로나19 사망자 규모로 62.1%가 ‘연평균 1000명 이하’를 꼽았다. 계절 독감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1000∼4999명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 방역 완화 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피해 총량은 같다”며 “점진적 완화로 피해를 분산시키느냐, 급격한 완화로 영국·미국 등과 비슷한(확진자 폭증) 상황을 우리나라에서 재현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는 “영국은 하루 사망자가 50∼100명인데, 방역·확진자 관리를 철저히 해온 우리는 사망자에 훨씬 민감하다”며 “거리두기·인명피해가 용납되는 지점을 찾아 실험적으로 연착륙하는 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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