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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깨울 ‘약’ 될까, ETF ‘독’ 될까… 카뱅 향한 엇갈린 시선

입력 : 2021-09-07 16:00:00 수정 : 2021-09-07 16: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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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10일 코스피200·KRX 은행업지수 등 특례편입
카뱅 은행업지수 편입으로 은행주 주가 상승 기대감
금리인상 기조 호재… 이자수익 늘면 주가 오를 수도
ETF 투자자들, 카뱅 편입 경계…분배금 낮아질까 우려
사진=뉴시스

카카오뱅크가 오는 10일 코스피200과 KRX 은행업지수 등에 포함되면서 부진하던 은행주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은행업지수 편입이 은행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코스피200, 코스피200 금융, KRX 은행업지수 등에 10일 특례편입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종목은 상장 이후 15영업일의 평균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보통주 시총 50위 이내에 포함될 때 특례편입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카뱅은 잠자던 은행주 깨울 약?

 

‘막내’지만 금융대장주로 떠오른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지수에 포함되면서 다른 은행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은행업지수 편입 결정으로 다시 은행주를 봐야 할 시기”라며 “(은행주) 7월 중간배당과 8월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수급 이탈(투자 수요 감소)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반기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기대되고, 은행의 건전성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며 은행주의 상승 동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금리 인상 시즌에 접어든 것도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도 높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속도는 더디다. 은행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 예금이자보다 대출이자를 더 많이 올린다.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커져 은행의 이자수익이 늘면 주가도 오를 수 있다.

한편에선 은행들이 금리 인상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라고 압박하면서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못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식에서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 대세에는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평가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성장과 관련된 규제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금리인상 기조로 은행 펀더멘털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주가 반영 속도의 문제일 뿐 은행주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뱅은 은행 ETF에 독?

 

카카오뱅크의 은행업지수 편입이 달갑지 않은 투자자들이 있다. KODEX 은행, TIGER 은행 등 KRX 은행업지수를 추종하며 수익을 내는 은행 ETF의 투자자들이다. 은행업지수에는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 등 국내 8개 금융사가 포함돼 있다. 

 

카카오뱅크의 은행업지수 합류가 은행주 주가 상승에 기여한다면 은행 ETF의 수익률도 높아진다. 그런데도 은행 ETF 투자자들이 이를 경계하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대체로 은행 ETF의 낮은 변동성과 높은 배당 성향을 보고 투자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지수에 포함되면 은행 ETF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배당 격인 분배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뱅크가 지수에 편입되면 은행 ETF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36조를 훌쩍 넘는다. 금융주 2위와 3위인 KB금융(21조5388억원), 신한지주(19조8890억원) 시총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은행 ETF에서 카카오뱅크의 영향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합류는 은행 ETF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배가 넘는다.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의 PBR 0.3∼0.5보다 많게는 20배가량 높다.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지수 편입 후 하락한다면 은행 ETF도 출렁일 수 있다.

 

실제로 기관 의무보유 물량이 풀린 전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21% 내린 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게다가 카카오뱅크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모양새다. ‘오버행’(잠재적 매각 대기 물량) 이슈와 함께 대출부문 성장 기대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이어 기관 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여지가 있다. 또 정부의 요구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율을 줄여야 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다른 대형은행들은 기업대출을 늘려 가계대출 성장 둔화를 다소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전적으로 가계금융만 취급하고 있어서 대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크게 낮춰잡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모습. 뉴시스

은행 ETF의 변동성 증가와 더불어 분배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은행 ETF 배당금은 은행의 한 해 배당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 카카오뱅크가 배당에 나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당정책이 미비한 카카오뱅크가 은행의 배당확대 기조로 꾸준히 증가한 은행 ETF 배당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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