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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경영 시동 건 이재용, 공개 행보엔 ‘신중’

입력 : 2021-08-25 19:39:20 수정 : 2021-08-25 19: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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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조 청사진’ 사옥·자택서 조율
취업제한 논란 등 부정 시각 영향
외부에 모습 안 드러낸 채 ‘정중동’
일각 “대외활동 더 미룰 이유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24일 가석방 11일 만에 240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계획을 마련해 발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외행보 재개 여부와 그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의 이번 투자계획은 “국가경제에 기여해 달라”는 정부와 사회의 기대와 가석방 취지에 부응해 마련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가속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경영 복귀 직후 적극적인 대외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이 부회장이 현재까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7일간의 수감기간 동안 미처 파악하지 못한 회사 및 글로벌 경제 상황을 먼저 살펴보려는 뜻과 함께 매주 이어지는 남은 재판 일정 등 개인적인 업무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복잡한 처지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같은 이 부회장의 잠행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2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출소 직후부터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가운데 투자·고용 계획을 짜기 위해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과 자택 등에서 수차례 계열사 사장단을 만나거나 화상회의 등을 진행하며 투자 방안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회계부정 관련 재판에 출석한 것 외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가석방 뒤 반도체·바이오 관련 사업장부터 찾을 것이라는 관측과 대비되는 행보다.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석방 특혜, 취업제한 논란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법무부가 “무보수·비상근 상태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취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정리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는 또 이 부회장이 적극 나서 240조원 투자계획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이 부회장이 수감기간 동안 만나지 못한 인사들과 만나며 산적한 경영 현안에 집중하되, 당분간은 공식 석상에 몸을 드러내지 않고 최대한 몸을 낮춘 조용한 경영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재계에서는 이 후회장의 이런 움직임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3년간의 삼성 경영 청사진을 공개한 만큼 본격적으로 실행계획 이행을 위한 점검을 위해서라도 이 부회장은 대외 활동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처지다.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신설 투자계획 등의 굵직한 현안도 처리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향후 3년간 추진한다고 한 ‘유의미한 인수·합병(M&A)’ 역시 이 부회장의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삼성과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특명이 주어진 만큼 대외 공식 활동을 자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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