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자인' 서채현(18·신정고)이 올림픽 신규 종목인 스포츠클라이밍의 '1호 메달리스트'에 도전한다.
서채현은 4일 일본 도쿄의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예선에서 최종 순위 2위로 결선에 안착했다.
6일 열리는 결선에서는 서채현을 포함한 예선 상위 8명이 메달 경쟁을 벌인다.
이번 대회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경기는 스피드, 볼더링, 리드 세 종목의 종합 성적으로 순위를 정한다.
각 종목의 순위를 곱한 점수가 낮은 순서대로 최종 순위가 결정되므로, 세 가지 종목에서 가능한 상위권을 기록해야 유리하다.
서채현은 스피드 17위, 볼더링 5위, 리드 1위로 세 개 순위를 곱한 합계 85점을 기록했다.
서채현은 첫 번째 종목 스피드(15m 높이의 경사벽을 빠르게 오르는 종목)는 17위(10.01초)로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서채현은 두 번째 볼더링에서 '2T4z 5 5'의 기록으로 5위를 기록하면서 중간 순위를 10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다양한 인공 구조물로 구성된 4개의 코스를 로프 없이 통과하는 종목이다. 각 코스당 5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서채현은 4개 가운데 1, 2번 코스에서는 가뿐히 완등했으나, 3, 4번은 중간 홀드까지만 성공해 최종 '2T4z 5 5'를 기록했다.
꼭대기 홀드(돌출부)인 '톱'(top)을 2개 성공했고, 가운데 홀드인 '존'(zone)은 4번 찍었다는 의미다. '5 5'는 톱과 존을 각각 5번씩 시도했다는 의미다.
서채현은 자신의 주 종목이자 마지막 종목인 리드에서 '명불허전'의 실력을 발휘하며 결선에 안착했다.
리드는 로프를 묶고, 1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암벽을 6분 이내에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오를 때마다 터치하는 홀드 개수로 점수가 매겨진다.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퀵드로에 로프를 걸면 '완등'이다.
서채현은 '완등' 지점 바로 턱밑인 홀드 40개를 오르며 리드 1위를 기록, 최종 순위가 17→10→2위로 단숨에 뛰었다.
리드 2위 예시카 필츠(25·오스트리아)의 홀드 기록이 33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뽐낸 셈이다.
이번 대회 함께 출전한 천종원(25·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전날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예선에서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서채현이 결선에 안착하면서 한국이 스포츠클라이밍의 올림픽 첫 메달을 딸지 주목된다.
이날 예선 1위는 슬로베니아의 '여제' 야냐 가른브렌트(22·슬로베니아·56점)가 차지했으며, 서채현에 이어 일본의 노나카 미호(24·96점)와, 노구치 아키요(32·162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결선 진출자 8명 가운데 서채현은 최연소이자 유일한 10대로, 시상대에 오르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또 하나의 진기록이 될 전망이다.
김자인의 뒤를 잇는 '거물급 유망주'로 꼽힌 서채현은 2019년 IFSC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 2019시즌 4개의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월드컵 리드 종목 랭킹 1위에 올라 '무서운 신인'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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