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인사들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가 이번 주 안에 합당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철부지 애송이’라고 칭하는 등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독자 출마해 중도표를 흡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합당 실무협상단원인 김윤 서울시당 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국운이 걸린 정권교체를 앞에 두고 제 분수를 모르고 제멋대로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도 제압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철부지 애송이’는 이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당원들에게 “우리 모두 손을 맞잡고 끝까지 함께 하자. 2022년 3월 9일,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 대표의 압박 공세를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 대표가 협상 시일을 못 박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하자 “이준석 대표! 어디서 협박질이냐”며 거칠게 반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윤영희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주까지 예스냐 노(NO)냐고 답하라는 국민의힘 대표의 모습은 마치 ‘긴 칼을 찬 정복자’처럼 보인다”며 “중도를 지향하며 고된 제3의 길을 걸어온 국민의당과 그 지지자들을 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대표의 일방통행식 협상방식이 오히려 야권 통합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윤 부대변인은 “이준석 대표는 지금 ‘대동소이’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과의 합당도 마다치 않겠다던 국민의당 평당원들과 지지자들의 결심을 흔들고 있다”며 “지금 야권은 흔들림 없이 하나로 뭉쳐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합당 가능성이 묘연해지자 국민의당 내에선 안 대표의 독자 출마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야권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안철수 대표가 대선 후보로 출마해서 그런 역할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독자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도 “103석 정당이라는 이유로 3석 정당에게 다른 말 필요 없고, ‘예스야, 노야 답만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며 “그렇다면 내 대답은 당연히 노!”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에서 “저희가 현재 당세로 봐서 돈과 조직이 없지, 가오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며 “이것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