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과생 유리” 현실로?… 변수 떠오른 선택과목 성적 비공개 ‘시끌’

입력 : 2021-07-05 03:00:00 수정 : 2021-07-04 19:04: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1년 첫 통합 수능 ‘가늠자’… 6월 모평 분석

국어·수학 모두 2020년 수능보다 어려워
영어 1등급 비율도 12.7→5.5%로 ‘뚝’

평가원 “과목 전략적 선택 부작용 우려”
선택과목 표준점수 분포 공개 않기로

8월 원서접수 앞두고 정보 부족 혼란
전문가 “공통과목 충실히 준비하면서
이미 정한 선택과목 점수 완성도 높여야”

문과·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6월 모의평가(6월 모평) 채점 결과가 공개됐지만 교육현장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선택과목 표준점수는 가리고 합산점수만 공개해서다. 원점수 채점에서 확인된 문과와 이과의 유불리 관련 구체적 데이터를 볼 수 없게 되면서 평가원의 점수공개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여기에 시험 난도 역시 낮지 않게 출제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야 할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평가원은 39만9818명이 치른 6월 모의고사 성적표를 지난달 30일 수험생들에게 전달했다. 지난 모의고사는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해마다 6월과 9월 치르는 시험 중 하나로 ‘수능의 가늠자’라고도 불린다.

◆모의고사 얼마나 어려웠나

6월 모평은 지난해 2021학년도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1등급 커트라인(컷)은 표준점수 132점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1점 높았다. 표준점수는 원점수와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점수가 낮아지고,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으로 수능(144점)보다 2점 높았다.

수학의 1등급 표준점수 컷은 134점(4.22%)으로 수능 1등급 컷(수학 가형 130점, 나형 131점)보다 상승했다. 수학영역 최고점은 146점으로 모두 882명이었다. 지난해 수능 수학영역 최고점은 가·나형 모두 137점이었다.

영어를 본 수험생의 충격이 가장 컸다.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의 비율은 5.51%였다. 이는 1등급 비율이 12.66%였던 지난 수능의 절반 수준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영어 1등급 비율은 낮아졌지만 1~3등급 누적비율은 상승했다”며 “상위등급을 구분하는 문항 난도가 높게 출제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BS 연계율이 줄고 간접인용으로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택과목 정보는 비공개… 이과 강세 우려했나

올해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첫 시험으로, 국어와 수학에도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평가원이 공개한 정보는 응시자 분포 등에 불과하다. 국어 응시자 중 ‘화법과작문’ 선택자는 72.2%, ‘언어와매체’를 고른 응시자는 27.8%였다. 수학의 경우 △확률과통계 응시자 55.4% △미적분 37.1% △기하 7.5%로 나타났다.

문제는 평가원이 응시자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분포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면 학생들은 이 점수를 갖고 실력보다는 전략적인 방식이나 비교육적 방법을 통해 특정 선택과목을 고르게 될 것”이라며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학원가 등에서 공통과목보다 선택과목에 대해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어 점수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 이후에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과의 뚜렷한 강세를 우려해 평가원이 표준점수 공개를 꺼린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언어와 매체 146점, 화법과작문 141점으로 5점 차이가 발생했다. 수학의 경우 △확률과통계 142점 △미적분 146점 △기하 145점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학 1등급의 선택과목별 비중을 봐도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이 86.3%였지만 문과생이 주로 고른 확률과통계는 4.6%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어까지 어려워지면서 문과생이 정시와 수시 모두에서 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시험문제가 교과서 밖에서 출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모의평가 수학 46개 문항 중 6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러한 출제 경향이 수능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종전보다 물리적 학습 공백이 생긴 고3 수험생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원은 “수능처럼 검토를 거쳐 시험문제가 출제됐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혼란스러운 현장… 선택과목은 어떻게?

입시업계는 선택과목제 확대로 문과생이 불리한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선택과목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커졌다고 꼬집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공통과목과 선택과목별 원점수 평균이나 표준편차까지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과목별로 달라지는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가 필요한데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골라 당장 준비해야 하지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올해 수능 원서접수는 다음달 19일부터 9월3일까지로, 이때까지 응시생들은 선택과목을 결정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바뀐 수능 체계에서 선택과목별 선정에 따른 고민보다 현재 고른 선택과목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졌다”며 “선택과목의 유불리는 동일 원점수 기준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공통과목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