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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식 조폐공사 사장 “위변조 방지기술 활용 지역화폐·신분증 ‘디지털 전환’ 박차” [세상을 보는 창]

입력 : 2021-06-30 06:00:00 수정 : 2021-06-29 19: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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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결제 확산에 현금 사용 줄어들어
코로나 여파 여권 발급도 급감해 타격
비상경영 TF운영 ‘신성장동력’ 발굴

화폐 외 훈장·메달 제조 등 사업다각화
가짜 상품 피해방지 정품인증사업 강화
IoT시대 핵심기술 ‘보안모듈’도 확대

위조 불가능 블록체인 코어기술 개발
디지털 결제서비스 관련 연구도 총력
‘국가경제의 파수꾼’ 역할 수행에 최선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의 확산에 따른 화폐사용 감소 추세에 대응해 세계 최고 수준의 위변조 방지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오롯·디윰관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에도 위변조를 막는 ‘국가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코어기술 개발과 디지털 결제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사장은 그러면서 “인증기술과 보안모듈 등 디지털 신뢰사회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해 사업과 조직 전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조폐공사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 만인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적자를 냈다. 이에 반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미래성장과 HR(인적자원) 선진화, 사업고도화, 불리온, 글로벌, 기술발전 등 6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디지털로 서비스 혁신을, 국민에게 신뢰사회를’이라는 경영방침을 세우고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

반 사장은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 입행해 야간대학을 다니는 주경야독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내로라하는 학벌을 가진 이들이 즐비한 기획예산처에서 차관까지 지냈다. 같은 덕수상고와 국제대를 나온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흙수저’ 출신 ‘개천용’으로 회자된다.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초대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역임했다.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오롯·디윰관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조폐공사의 미래경영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다음은 반 사장과 일문일답.

 

―전자결제시스템 확산으로 화폐 사용이 줄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조폐공사는 화폐와 국가신분증 등의 제조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신뢰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우리 공사는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의 확산에 따른 화폐사용 감소 추세에 대응,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업(業)의 진화를 추진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대표적인 신사업으로는 주화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특수압인 기술을 활용한 기념메달과 불리온메달 사업, 지폐 제조과정에서 축적한 위변조방지 기술을 활용한 정품인증사업,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서비스 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권 발급량이 예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피해 극복 지원을 위해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서비스 수수료를 0.3%로 대폭 낮추고, 불리온메달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면서 1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 임직원이 합심해 ‘Beyond Mint(조폐를 넘어)’라는 슬로건 아래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상경영 선포 이후 TF들은 어떤 성과를 냈나?

“취임 이후 직면한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도 발굴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 현재 6개의 비상경영 TF를 운영하고 있다. TF는 지금까지 △미래 사업과제 선정·사업 추진 지원 △수익구조 개선 및 사업영역 확장 △글로벌 사업전략 수립 △미래기술 확보 방안 수립 △노무 이슈 해결 방안 모색 △‘불리온’사업 유통채널 다변화 등에 힘써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화폐 외 사업다각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조폐공사가 만드는 제품은 다양하다. 은행권과 주화 등 화폐 외에도 전자여권, 주민등록증 등 국가신분증(ID), 수표, 채권, 우표 및 정부가 수여하는 각종 훈장과 포장도 제조한다. 온누리상품권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지원하는 지역사랑상품권도 만든다. ‘호랑이’, ‘치우천왕’ 등 불리온메달이나, 한류 스타인 ‘엑소(EXO) 메달’, ‘조선의 어보’ 등 전 세계에 대한민국 브랜드를 알리고 국격을 높이는 각종 메달도 만들고 있다. 또한 은행권 용지와 주화, 보안인쇄의 원료가 되는 특수잉크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도 하고 있다. 이렇게 은행권과 주화를 제외하고 비화폐 부분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매출액 기준으로 78%에 달한다. 10년 전인 2010년 55%보다 23%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미래 먹을거리 사업 중에 역점을 두는 것은?

“화폐 제조과정에서 축적한 다양한 위변조방지 기술을 활용, 가짜 상품으로 인한 기업 및 소상공인의 피해를 방지하고 브랜드 가치를 보호해 주는 정품인증사업을 강화하겠다. 주화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불리온메달, 기념메달 등 특수압인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은행권 용지와 주화, 특수잉크 등 다양한 품목의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 추진하겠다. 현재 진행 중인 모바일 공무원증과 모바일 운전면허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공기업 최초로 구축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 공공플랫폼 ‘착(Chak·Change for Korea)’을 활용, 2019년부터 시작한 모바일 지역상품권 사업도 확대하겠다. 모바일 지역화폐나 모바일 신분증 등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공공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보안모듈 사업은 어떤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보안모듈은 기기 간 교환되는 정보의 위변조를 막는 역할을 하는 IoT(사물인터넷) 시대 핵심기술이다. 조폐공사가 만든 보안모듈은 현재 주유소 계량기에 쓰여 주유량 계측의 위변조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수도 원격검침용 스마트미터, 전기차 충전기용 보안모듈 등 고부가 IoT 보안사업으로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블록체인, IoT 등 한국판 뉴딜정책을 견인하는 기술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화 흐름에 부합하면서도 온라인 세상에서도 공공의 이익과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기술 수준은?

“디지털 시대에도 위변조를 막는 ‘국가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산하 기술연구원을 통해 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코어기술 개발과 디지털 결제서비스에 대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 인증기술, 보안모듈 등 디지털 신뢰사회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해 사업과 조직 전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려고 하고 있다. ‘착’을 활용해 58개 지방자치단체에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모바일 지역상품권은 일종의 모바일 화폐로 볼 수 있다. ‘착’을 활용하면 모바일 화폐 외에도 △공공 전자문서 위변조방지 △온오프라인 모바일 ID △모바일 설문과 투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행안부가 조폐공사를 모바일 신분증·전자서명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는데.

“조폐공사는 국내 유일의 주민등록증, 전자여권, 청소년증, 외국인등록증, 전자공무원증 등 국가 신분증 제조·발급 전담기관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조폐공사는 디지털 신분증 전문 역량을 가진 공공기관으로서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모바일 신분증 기술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조폐공사는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행정안정부와 협약을 체결, 올해 초부터 중앙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울러 모바일 운전면허증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에는 도로교통공단과 모바일 운전면허증 사업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 제작한 손흥민 선수 기념메달이 눈길을 끈다.

“조폐공사는 주화 제조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기념메달을 기획해 제조·판매하고 있다. 문화유산, 역사적 기념일 등을 주제로 한 기념메달은 물론 대한민국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낸 인물과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한 기념메달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 기념메달은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손 선수의 업적을 기리고자 조폐공사가 자체 기획 하에 초상권 사용허가부터 제품 기획, 판매, 홍보까지 총괄해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4월 천주교 대전교구청에 성(聖)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 기념인물 선정을 기리는 메달 1세트(금·은·백동)를 기증했고,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당시 주교)께서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시 이 기증 메달을 증정했다. 최근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에 더욱 기쁜 마음이다. 오는 8월에는 ‘2차 성(聖) 김대건 신부 기념메달’이 출시될 예정이다.”

 

대담=이천종 경제부장, 정리=김준영 기자 skylee@segye.com


대담=이천종 경제부장, 정리=김준영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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