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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신고 안했는데도 한국 국적 불합리”… 美 이민 2세 헌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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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3 14:00:00 수정 : 2021-06-23 13: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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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생 선천적 복수 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한 한국의 국적법이 부당하다며 헌법 소원을 낸 엘리아니 민지 리(가운데)와 법률 대리인 전종준(오른쪽), 임국희 재미 변호사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보유함으로써 복수 국적자가 되는 한국의 국적법이 불합리하다며 미 이민 2세 여성 엘리아나 민지 리(23·여)씨가 한국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고 그의 법률 대리인 전종준 재미 변호사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씨는 미 공군에 입대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국의 국적법에 따른 선천적 복수 국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려 했으나 13년 전 이혼한 부친의 소재를 알 수 없어 국적 포기 절차를 진행하기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리 씨는 한국에서 선천적 국적 보유자가 국적 이탈을 하려면 부친의 서명이 필요하고, 처리 기간이 1년 6개월가량 걸려 공군 입대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국적법 조항이 선천적 복수 국적자 여성의 미 공군 입대를 부당하게 좌절시켜 헌법상 보장된 국적 이탈의 자유, 양심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헌법 소원 제기 이유를 밝혔다.

 

리 씨의 법률 대리인인 전 변호사는 지난해 선천적 복수 국적자 남성에 대한 국적법 조항 헌법 불합치 판결을 끌어냈었다. 전 변호사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해외에서 출생한 여성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이 자동으로 상실됐으나 지난 2010년 개정된 국적법에 따라 국적 자동상실제도가 폐지돼 일부 선천적 복수 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과거에는 국적 자동상실제로 만 22세가 넘으면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었으나 이제 선천적 복수 국적자 여성이 한국에 출생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적을 이탈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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