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직장 괴롭힘 금지법’ 2년 지났건만...이의 제기했다 “10분마다 보고해” 갑질·욕설에 퇴사

입력 : 수정 :

인쇄 메일 url 공유 - +

원익머트리얼즈 퇴사한 A씨 "인사평가 결과 이의를 제기했다 내부 고발자로 찍혀. 괴롭힘·모욕적 언행 견딜 수 없었다”
아르바이트생 현실은 더 열악…음식점서 '현금 도둑'으로 몰렸다는 C씨 “당장 그만둘 수 없어 내 실수로 마무리” 호소
직장갑질 119 권두섭 대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특수고용 노동자도 '직장 괴롭힘 금지법' 대상으로 명시돼야. 예방교육 법적 의무화도 시급”

출처=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1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개정되고 2년여가 훌쩍 지났음에도 약자를 지켜주는 울타리는 여전히 부실하다. 여전히 법의 울타리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 말하면 내부 고발자로, 억울한 걸 억울하다 말하면 핑계를 댄다고 찍히는 것이 현실판 ‘미생’이다. 피해자가 겨우 용기를 내 신고를 해도 오히려 더 상처를 받고 결국 회사를 떠나는 일이 다반사인 게 현실이다.

 

하루빨리 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행법 상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재조사를 회사에 강제할 명확한 절차는 마련되어 있지 않고, 피해자 보호조치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랄을 해. XX 기억 안나?” “카톡으로 십분마다 보고해”

 

특수 가스 전문업체 원익머트리얼즈에서 근무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A씨가 상사인 B씨에게 들은 폭언 중 일부다. A씨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이처럼 수많은 폭언과 욕설이 담겨있었다.

 

A씨는 “팀장이라는 직권을 남용하여 10분마다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 “야 너도 힘들지? (수습기간) 3개월도 안됐으면 집에 가라”라며 협박했고, “회사를 위해 이것도 못 하느냐”라며 초과근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무시했다는 게 A씨의 하소연이다.

 

A씨가 대전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사내에서 업무 성과와 상관없이 학력과 지위로 인사평가가 이루어진 데 항의를 해도 돌아오는 건 무시와 꾸짖음 뿐이었다. 인사평가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데 대해 내부 고발자로 찍혔고, 회사의 괴롭힘과 모욕적인 언행은 더 심해졌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원익머트리얼즈 측은 A씨 주장에 대해 “학력과 지위만으로 인사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자체 감사를 통해 B씨에게 징계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 때문에 퇴사한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 도둑으로 몰려도 어쩔 수 없는 아르바이트생

 

정규직보다 신분이 취약한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갑질도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서울의 한 작은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C씨는 도둑으로 몰린 적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점주가 일방적으로 “정산이 안 맞는다”며 몰아세우면서 현금을 몰래 훔친 것으로 의심했다는 얘기다.

 

C씨는 “너무 억울해서 해명을 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결국 내 잘못으로 일단락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점주에게 사과도 받지 못하고 내 실수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며 “그날 할 수 있었던 건 집에서 혼자 밤새 목 놓아 우는 것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노동 전문가로 꾸려진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상 비정규직 단시간 근무 노동자(아르바이트생)도 노동자이므로 아르바이트생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똑같이 적용된다”며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특수고용 노동자는 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데, 대상으로 명시되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이 현재 법적으로 의무화가 되어 있지 않다”며 “유럽처럼 어릴 때부터 노동 인권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출처=사람인


한편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9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변화를 체감하는지’에 대해 설문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과 직장인 10명 중 7명가량(77.8%)은 여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50.1%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12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민지 인턴 기자 als6624@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미야오 안나, '상큼 발랄'
  • 미야오 안나, '상큼 발랄'
  • [포토] 아이린 '눈부신 등장'
  • 차희 '반가운 손인사'
  • 서은수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