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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집 파느니 ‘증여’… 수도권 매물 ‘뚝’

입력 : 2021-05-30 18:14:45 수정 : 2021-05-30 23: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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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부터 보유·양도세 중과에도
정부 기대와 달리 ‘버티기’ 돌입
지난달 서울 주택증여 3039건 최다
거래 절벽 심화 속 집값만 상승
30일 오전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다음달 1일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시중에 매물이 풀릴 것이란 정부 기대와 달리, 매물도 줄어들고 집값도 오르는 상황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지난해 12월 7524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올해 1월 5774건, 2월 3865건, 3월 3774건, 4월 3610건으로 매달 줄어들었다. 5월 거래는 아직 신고 기간이 절반가량 남긴 했지만, 이날까지 2218건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지역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1월 1만8769건에서 2월 1만5442건, 3월 1만5972건, 4월 1만3077건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거래뿐 아니라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3845건으로 한 달 새 3.9% 줄었고,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은 각각 4.9%, 7.8%씩 줄어들며 서울보다 감소 폭이 컸다.

매물이 귀해지면서 서울 집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이날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0.80% 상승해 전월(0.74%)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30일 오후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강남(0.78%)·서초구(0.68%)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은 평균 이하로 올랐지만, 도봉(1.92%)·강북(1.69%)·노원구(1.50%) 등 외곽 지역이 전체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전셋값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0.62% 올라 4월(0.5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렇게 정부의 기대와 부동산 시장이 엇나가게 된 것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보다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매로 집을 내놓는 대신 우선 증여로 세금 부담을 덜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세금을 내며 버틴다고 해도 추후 집값 상승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증여는 3039건으로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와 양도세 인상을 앞두고 버티기와 매도, 증여의 세 갈림길에서 서울·강남의 다주택자 다수가 증여로 돌아서거나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며 “최근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자 부유층이 자녀에게 서둘러 집을 마련해주려 강남 아파트 증여에 나선 경우가 있고, 고령의 다주택자 가운데는 종부세 증세 부담을 피하려 절세형 증여에 나선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세준·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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