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 방출 설움 딛고 ‘영웅으로’
바야돌리드와 최종전서 역전 결승골
R마드리드 따돌리고 7년 만에 정상
개인 통산 5번째 라리가 우승 트로피
아우크스부르크戰 ‘극적인 득점’
후반 45분 경기 종료 1분 남기고 쐐기골
獨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41골 기록
뮌헨 리그 9연패 확정 이어 ‘화룡점정’

2020∼2021시즌 라리가에서 가장 빛난 별은 30골을 넣고 5년 연속이자 통산 8번째 득점왕을 예약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아니었다. 메시의 바르셀로나는 리그 3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의 우승을 이끈 루이스 수아레스(34)가 이번 시즌 라리가의 영웅이었다. 수아레스는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호세 소리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2분 천금 같은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만들었다. 상대 백패스 실수를 틈타 공을 잡은 뒤 단독 드리블 후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AT 마드리드는 이 승리로 26승8무4패(승점86)를 기록하며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84)를 따돌리고 2013∼2014시즌 이후 7년 만에 리그 정상에 섰다.
6년간 198골을 터트리며 큰 공헌을 했던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시즌이 끝나자 1분도 안 되는 전화 통화로 방출 통보를 받고 내쳐진 수아레스는 작년 9월 바르셀로나 시절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AT 마드리드로 이적해 이를 갈았다.
그리고 수아레스는 리그 21골로 메시, 제라르 모레노(23골·비야레알), 카림 벤제마(23골·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득점 4위에 오를 만큼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결국 팀 우승까지 이끌며 바르셀로나에서 4차례에 이어 개인 통산 5번째 라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가족과 영상통화 하며 눈물을 쏟은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는 날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AT 마드리드는 나를 위해 문을 열어줬다. 날 믿어준 팀에 항상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분데스리가의 ‘득점 기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바이에른 뮌헨)는 이날 아우크스부르크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1분 전인 후반 45분 극적인 득점으로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팀이 4-2로 앞선 가운데 르로이 사네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오자 문전에서 도사리던 레반도프스키가 재빨리 오른발로 마무리해 뮌헨의 5-2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올 시즌 41번째 골을 터뜨린 레반도프스키는 게르트 뮐러의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40골·1971∼1972시즌)을 49년 만에 경신하는 쾌거를 완성했다. 뮌헨이 이미 지난 9일 리그 9연패를 확정해 이날 최종전의 관심사였던 신기록 달성을 레반도프스키가 드라마처럼 완성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레반도프스키는 대기록을 쓰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며 포효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까지 6시즌 연속으로 20골 이상을 기록했고, 이 중 4시즌에서 30골 이상을 넣었지만 34골이 최다골이었다. 특히 올 시즌은 무릎 인대를 다치면서 후반기에만 4경기나 결장하는 등 리그 34경기 중 29경기만 소화해 대기록 달성이 힘들어 보였지만 부상 복귀 후 4경기에서 무려 6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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