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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안전한 행사 늘었지만 놀이공원도 여전히 ‘북적’ [밀착취재]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5-05 18:44:58 수정 : 2021-05-05 22: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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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코로나 어린이날’ 풍경

요리교실 등 온라인 축제 풍성
사전참가 신청한 가족들 체험
“2022년 기약하며 즐겁게 집콕”

제한인원 가득 채운 놀이공원
노마스크 길거리 간식에 눈살
해운대 모래 전시도 인산인해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들이 놀이기구 이용권을 구입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1. 어린이날인 5일 오후 1시10분쯤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입구에 자녀를 동반한 가족 200여명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대공원 관계자는 “지금 줄을 서면 놀이동산 입장까지 4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거리두기 차원에서 놀이동산 입장 인원은 2000명으로 제한됐다. 정원이 차면 다음 관람객은 누군가 퇴장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2m 거리두기는 종종 무너졌다. 자녀 2명을 데리고 온 주부 A씨는 “사람이 많을 줄 알아도, 어린이날이니깐 애들을 데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대공원 입장인원은 약 6만명이었다.

#2. “제가 말할래요. 고구마가 물컹물컹, 흐물흐물해요.”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 화면에 나타난 연아양은 케이크에 들어갈 고구마의 감촉을 힘차게 말했다. 서울 도봉구가 어린이날을 맞아 ‘비대면’으로 진행한 축제였지만 연아양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연아양이 답하는 동안 옆에서 함께 요리하던 동생 현우군은 고구마를 몰래 맛보기도 했다. 이날 주최 측은 사전에 참가신청을 한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가족 40여개 팀을 대상으로 비대면 요리실습을 진행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시내 주요 놀이공원이 가족 단위 입장객으로 제한인원을 가득 채울 정도로 붐볐다. 반면 일부 가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외출을 삼간 채 비대면 행사에 참여하거나 다른 주말처럼 쉬면서 ‘집콕 어린이날’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송파구 롯데월드에서는 유명 놀이기구의 경우 40분 이상 기다려야 탈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놀이기구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관람객이 대기 중인 바닥에는 노란색으로 2m 거리두기를 위한 표시가 있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거리두기 준수를 안내하는 직원 또한 보이지 않았다. 간식을 들고 다니면서 먹느라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여성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다”며 “여기 워낙 넓으니깐 직원들이 방역수칙 같은 걸 다 관리하지 못하는 것 같다. 놀이기구 대기하면서도 다들 심심하니까 말을 많이 하던데, 마스크 써도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과 어린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이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모래 전시회에도 관람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 김모(38)씨는 “평소 20분이면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왔는데, 오늘은 한 시간이나 걸렸다”며 “이 정도로 북적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런 걱정 때문에 아예 집에서 어린이날을 보낸 시민들도 있었다. 두 자녀와 집에서 머문 정윤석(38)씨는 “요즘 애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많이 지내다 보니, 어린이날에도 충분히 집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환경이 갖춰져 있다”며 “그래도 내년에는 감염병 상황이 괜찮아져서 마음 편히 놀러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살 자녀를 둔 김모(38)씨도 “어디로 나갈까 아침까지 고민하다가 잠깐 집 앞 놀이터만 나갔다가 집에 왔다”며 “아이는 그냥 엄마, 아빠랑 놀 수 있으니 마냥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시민이 스스로 모임을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사회적 제재를 강화하는 게 어려운 만큼 시민이 감염 가능성을 의식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모임이 많고 야외활동도 빈번해져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무증상 감염이 50% 넘는 만큼 시민이 모임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는 KF80 이상 마스크를 쓰는 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환·이정한·조희연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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